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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연산 해삼이 박람회 매대서 사라진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사상 최대로 불리는 유엔 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중국의 직판 박람회에 2년 만에 참가해 외화벌이를 위한 자국산 각종 상품 판촉에 나섰다.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엔 조선 무병 신기술교류사, 함흥 수지 일용품공장, 채취 공업성고려미석관, 금강산합작회사 등 북한 업체 33곳이 참가했다.

'안보리 제재'속 北이 참가한 中박람회 가보니 #'수산물 수출금지 제재'의식한 듯 해삼 사라져 # 함흥 수지 일용품공장 등 북한 업체 33곳 참가 #녹용,뱀술,화장품, 고추장등 다양한 제품 등장 #외국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인 판촉 활동도 #"중국산보다 조잡하다" 중국인 반응 냉담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부스.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부스. 신경진 기자.

이들은 박람회 5호관에 마련한 부스에서 고려인삼·녹용·웅담·산삼·동충하초 등 각종 약재와 개성 고려인삼물크림, 살결물(스킨) 등 화장품은 물론 수석과 악기, 합성수지 낚시가방 등 공산품과 의류 제품, 된장, 고추장 등 식료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오전에는 동해안 40m 해저에서 채취한 자연산 해삼을 특수 건조한 상품을 250g에 700위안(12만원)에 판매했으나 오후에는 수산물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제재를 인식한 듯 매대에서 빼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북한 판매원들은 한국인과 네팔 등 외국 바이어들에게도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섰다. 조선 식료일용무역회사 함흥 수지 일용품공장 공장장은 물놀이 튜브와 가방, 합성수지 제품 사진을 담은 팸플릿을 보여주며 "합영·합자·임가공 모두 가능하다"며 상담을 권했다.

팸플릿엔 “공장의 경영관리를 콤퓨터화하고 생산공정의 콤퓨터화를 여러 공정들에 실현, 기술관리·설비관리에 힘을 넣어 생산을 높은 과학적 토대 우에 올려세웠다”는 내용이 담겼다.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1800위안(30만원)에 판매되는 60도 황구렝이술.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1800위안(30만원)에 판매되는 60도 황구렝이술. 신경진 기자

북한 화장품은 꽤 인기가 높았다. 봄향기합작회사의 인삼 물크림과 스킨은 224위안(3만8000원)이란 싸지 않은 가격에도많이 팔렸다. ‘황구렝이술’ 상표가 붙은 알코올 도수 60%의 3ℓ 뱀술엔 1800위안(30만원) 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기자가 "가격 흥정이 가능하냐"고 묻자 "얼마를 내겠냐"는 답이 돌아왔다.

북한산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꽤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중국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었다. 지린성에서 도매 사업을 한다는 쩡판화(曾凡華)씨는 “호기심에 북한 제품을 둘러봤는데 중국산보다 대체로 거칠고 많이 조잡하다”며 "당장 구매하고 싶은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구본태 북한 대외경제성 부상은 적극적인 경제 교류를 희망했다. 구 부상은 개막식 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은 앞으로 자주·평화·친선의 대외 정책적 이념에 따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동북아시아와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더욱 확대 발전 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에 참석한 북한 기업의 제품들. 신경진 기자

그는 또 “나라의 경제 전망을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기 위한 전민 총돌격전을 힘차게 벌여나가고 있다”며 북한이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조·중 두 나라가 밀접하고 있는 황금평 위화도 그리고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원동, 몽골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과 태평양지역 사이의 경제무역 통로를 개척해서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나선 경제 무역지대를 비롯해서 전국 각지에 20여개 경제 개발 구역을 창설하고 이를 위한 법률적 및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그것을 많이 갱신하고 있다”고도 했다.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 전경. 신경진 기자

1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1회 중국-동북아박람회 전경. 신경진 기자

대북 제재속에서도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오늘날 비상히 높아진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로 해서 조선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은 억척같이 강고해지고 있다"며 핵·미사일 도발이 동북아의 평화를 강화시킨다는 듯한 억지 주장도 폈다.

지난 2015년에 창춘에서 열린 동북아 박람회와 단둥(丹東)에서 열렸던 북·중 국제박람회 이후 2년 만에 북한이 박람회에 참가한 이유는 역시 외화 획득때문으로 보인다. 이성수 선양(瀋陽) 무역관장은 “제재 와중에도 제품을 직판해 외화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춘=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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