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을 쑥대밭 만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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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을 전면 배격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군의 F-15K 전투기 폭탄 투하 훈련 등 군사적 대응에 대해선 "쑥대밭을 만들겠다"며 위협했다.

북한이 지난 29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를 발사하고 있다.[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29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를 발사하고 있다.[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현실을 왜곡하는 의장성명"이라며 "우리(북한)는 주권국가의 자위적 권리를 난폭하게 유린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을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전략군이 진행한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발사훈련은 미국이 저들의 행태를 지켜볼 것이라고 한 우리의 경고에 호전적인 침략 전쟁 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으로 대답한 데 대한 단호한 대응 조치의 서막일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이번 훈련은 우리 군대가 진행한 태평양 상에서의 군사작전의 첫걸음이고 침략의 전초기지인 괌도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라며 "우리의 혁명무력은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삼고 탄도로켓 발사훈련을 많이 하여 전략 무력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 나갈 것"이라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미사일 발사 직후 언급을 되풀이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 대외 선전매체 연거푸 위협

특히 미국을 향해 연일 말폭탄을 날리고 있는 북한은 이날 한국을 향해서도 조선중앙방송 등을 동원해 거친 위협을 쏟아냈다.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이번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 발사훈련은 정정당당한 자위권 행사이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군사연습에 대비한 대응 무력시위의 일환이었다"면서 "괴뢰들이 엄중한 도발이니 뭐니 하며 자지러진 비명을 지르는 것은 철면피의 극치이며 피해망상증의 과도한 발로"라고 비난했다.

29일 새벽 북한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 3시간20분 만에 군은 F-15K 4대를 출격시켜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MK-84 폭탄 8발을 투하했다. 무게 900여㎏의 MK-84 폭탄은 탄두 부분에 428㎏의 고폭장약이 들어 있어 북한 지휘부의 벙커와 콘크리트 건물을 파괴하는 데 사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미사일 도발에 관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보고를 받은 뒤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제공=공군]

29일 새벽 북한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 3시간20분 만에 군은 F-15K 4대를 출격시켜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MK-84 폭탄 8발을 투하했다. 무게 900여㎏의 MK-84 폭탄은 탄두 부분에 428㎏의 고폭장약이 들어 있어 북한 지휘부의 벙커와 콘크리트 건물을 파괴하는 데 사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미사일 도발에 관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보고를 받은 뒤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제공=공군]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한국군이 F-15K 전투기를 동원해 실제 폭탄투하 훈련을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담화는 "만단의 결전진입 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적진을 노리고 있는 백두산 혁명강군의 강철포신 앞에서 졸망스럽게 불장난질을 하다가는 남조선 판도가 쑥대밭으로 화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순간도 망각하면 안 된다"며 "쓸데없는 부산을 그만 피우고 우리 전략군의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발사 훈련의 중대한 의미와 무게에 대해 여러모로 심중히 되새겨 보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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