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시민추모 담긴 세월호 추모 조형물 임의로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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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가 평화공원 조성을 이유로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걸린 세월호 추모 조형물을 임의로 폐기해 논란이다. [사진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의정부시가 평화공원 조성을 이유로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걸린 세월호 추모 조형물을 임의로 폐기해 논란이다. [사진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의정부시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조형물을 임의로 폐기해 논란이다.

23일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지난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는 지난 2015년 8월 28일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행사 중 하나로 의정부역 앞에 '언약의 나무'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받았다.

설치부터 철거 전까지 2년여 동안 언약의 나무에는 1400여장에 이르는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걸렸다. 이와함께 언약의 나무 앞 펜스에는 세월호 추모의 뜻이 담긴 자물쇠 2000여 개와 메모, 세월호 리본 등도 함께 걸렸다.

논란은 의정부시가 이 자리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시는 지난 5월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하면서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측에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은 채 조형물과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 등을 임의로 폐기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측은 언약의 나무는 의정부 시민이 세월호 참사하는 비극적 사건을 잊지 않고,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하겠다고 한 일종의 약속이었다며 의정부시에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자물쇠가 녹이 슬고 리본도 빛이 바래 미관상 좋지 않았다"며 "언약의 나무를 따로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는 판단에 철거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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