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북 석유수출 전년 대비 2배 늘어"... 대북제재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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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올 1월~6월 북한으로 수출한 가솔린, 디젤 연료 등 석유제품의 양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배가 넘었다고 일본의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러 관세당국 1월~6월 석유제품 대북 수출 규모 #가솔린ㆍ디젤연료, 4304tㆍ240만 달러 어치 #"실제론 연간 20만t~30만t 추정...대부분 中 거쳐" #

러시아 관세당국 통계에 따르면 올 1월~6월 북한으로 수출된 석유제품은 약 4304t, 약 240만달러(약 27억3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71t, 98만달러(약 11억1500만원)의 2배 이상이다.

북한에 대해 유화제스쳐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는 특히 수출 등 경제분야에서의 대북제재 강화에 반발해 왔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지난 5일 유엔 안보리가 새롭게 재재 결의를 채택했을 때도 러시아는 석유관련 무역 제한을 하지 않도록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5월 시범운행을 시작한 북한 나진~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화물여객선 '만경봉호'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시범운행을 시작한 북한 나진~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운항하는 화물여객선 '만경봉호'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현 상황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표출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6월 100만 달러 상당의 석유제품을 북한에 수출했다는 이유로 러시아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같은 통계상의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케이 신문은 러극동연방대학 루킨 준교수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북한에 주로 수출하는 석유제품은 가솔린과 디젤연료로, 수출량은 연간 20만t~30만t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단, 대부분은 중국을 통해 최종적으로 북한에 반입되기 떄문에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또 미국에 의한 제재 강화로 인해 러시아 대기업들은 대북비지니스를 유보하는 경향이 강해진 반면, 북·러간에 화물여객선 ‘만경봉’을 취항시킨 러시아 기업처럼 소규모 기업의 경우 북한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케이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쿄= 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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