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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 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45호 04면

자기 자신의 일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게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가족이 병에 걸렸을 때,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그들이 얼마나 아픈지 내가 아픈 것처럼 느끼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주변 사람들의 모습만으로 ‘생로병사’의 삶이 고해(苦海)라는 사실을 깨달은 부처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editor’s letter

국내 메이저 일간지에서 특파원과 주요 부장을 지내고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도 일했던 대학 선배가 최근 펴낸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던 선배는 사실 그동안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남의 일로만 여기던 우울증이 막상 자신에게 생겼을 때 얼마나 괴로웠는지 그는 책에서 생생하게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예전의 생기를 회복한 선배는 책 말미에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의사의 처방에 성실하게 임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병원 치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운동이나 명상 등 공인된 인지행동치료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입니다. 셋째는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병을 객관화해 세밀하게 관찰함으로써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극심한 불안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나라도 내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면서요.

이제 “우울증은 내게 축복이었다”는 선배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은 의미가 있다. 관건은 어떻게 다루느냐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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