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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시장 '상승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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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공기청정기 전문업체인 청풍은 지난 4월 아르바이트 직원을 예전의 두배 수준인 20명으로 늘렸다. 공장 직원이 70여명인 이 회사는 폭증하는 수요로 직원들이 거의 매일 연장근무를 하게 되자 직원들의 과로를 우려, '비상수단'을 쓴 것이다. 청풍 공장 직원들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토요일에도 격주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청풍의 정완균 상무는 "올해 황사가 거의 없어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의 공기 청정기 구입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여파 덕에 7월 매출이 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가전시장에 '깨끗한 공기' 바람이 불고 있다.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 신선한 공기로 바꿔주는 공기청정기 시장이 해마다 두배 가량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1년 6백억원대에 불과하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2천5백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2005년이 되면 시장규모가 5천억~6천억원에 달해 전자레인지나 진공청소기 시장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 맑고 깨끗한 공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얼마 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사스 특수'까지 가세했다. 사스가 대기 오염과 연관이 있다는 중국 환경과학원의 발표는 깨끗한 공기에 대한 수요를 한껏 끌어올렸다.

또 새 아파트의 벽지.커튼.페인트.단열재 등에서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VOC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1일 2백가구가 공기청정기를 공동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청풍.삼진.삼성인버터.한일전기 등 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루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샤프.일렉트로룩스.산요 등 해외 대형 가전업체와 삼성전자.만도위니아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정수기 업체인 웅진코웨이.청호나이스 등이 가세하면서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중소기업, 국내 가전업체, 해외업체, 정수기 업체 등 1백여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제품 '옥시즌 공기청정기'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한 일렉트로룩스코리아의 박갑정 사장은"공기청정기가 황사가 있는 봄에만 팔리는 것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팔리는 추세로 가고 있다"면서"공기청정기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2년에 걸쳐 7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공기청정기 6개 모델을 내놓았다. 삼성은 이 제품에 사용된 기술 중 57건을 특허로 출원할 정도로 공기청정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미래 신규사업의 하나로 키우는 녹색 가전제품"이라면서"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 시장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전문업체인 웅진코웨이도 업계 최초로 공기청정기 렌털 제도를 도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1백%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만 해도 12만대에 달하는 공기청정기를 렌털 또는 일시불로 판매했다.

김창규 기자

*** 공기청정기 살 때는 …

공기청정기를 고를 때는 공기청정 방식이 입증된 것인지, 주요 기관을 통해 인증된 제품인지, 살균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인증한 'CA(클린 에어)' 품질인증과 미국 가전제조사협회에서 인증하는 'CADR'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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