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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가까운 곳 1인도 환영 … 골프 부킹 앱으로 다 되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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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0년 전만 해도 수도권 골프장의 주말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로 불렸다.

대세로 자리잡은 모바일 예약 #대중제 늘며 주말 부킹 전쟁 옛말 #내장객 연결해주는 대행업체 급증 #XGOLF 등 스마트폰 기능 이용 #지역·시간·비용 따라 맞춤형 추천 #이용 패턴 분석해 인공지능 검색 #6월 출시한 JTBC골프 앱도 인기

특히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이 골프장을 이용하려면 ‘부킹’이라는 험한 산부터 넘어야 했다. 원하는 시간대에 골프를 즐기려고 수개월 전부터 전화를 통한 부킹 전쟁이 펼쳐졌다. 자영업을 하는 문영진(55) 씨는 “인기있는 수도권 근교 골프장들은 부킹할 엄두 조차 나지 않았다. 예약을 위해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 골프장이 늘면서 골프장 문턱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주말 부킹도 한층 수월해졌다. 골프장에 돈을 지불하고 주말 부킹 권리를 사야했던 업체들은 요즘은 반대로 골프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내장객을 보내준다. 특히 최근엔 스마트 기기의 발달과 함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골프장 예약을 대행하는 서비스가 자리잡았다.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으면 언제 어디서든 골프장 예약을 할 수 있다.

이용자가 설정한 정보에 맞춰 라운딩을 추천해 주는 JTBC 골프 부킹 앱의 ‘부킹 AI’ 서비스.

이용자가 설정한 정보에 맞춰 라운딩을 추천해 주는 JTBC 골프 부킹 앱의 ‘부킹 AI’ 서비스.

국내 골프장 부킹을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엑스골프(XGOLF), 골프존카운티의 티스캐너 등과 골프전문채널인 JTBC 골프앱과 SBS 골프앱 등이 대표적이다. XGOLF의 어플리케이션은 다운로드 건 수가 27만을 넘어섰다. 후발주자인 JTBC 골프의 어플리케이션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구본기 JTBC 골프 마케팅팀 과장은 “골프장 예약 건수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모바일 60%, 인터넷 홈페이지 40% 정도로 모바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주말 골퍼들 사이엔 골프장 부킹 어플리케이션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 라고 설명했다.

부킹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역·시간·비용 등 다양한 옵션에 따라 티타임을 검색할 수 있는 건 기본이다. 가족을 위한 골프장을 검색하는 건 물론, 인근 관광지나 맛집 안내 기능도 있다.

지난 6월 오픈한 JTBC 골프 부킹 어플리케이션은 ‘똑똑한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용자가 설정한 정보와 이용패턴을 분석해 알맞은 예약 시간을 추천해주는 인공지능(AI) 스마트 검색이 눈길을 끈다. 또 음성 검색을 통해서도 손쉽게 원하는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XGOLF는 고객들의 골프장 이용 후기를 통해 각 골프장별 그린, 페어웨이 상태 등 현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스캐너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골프장까지 거리를 알려주는 지도 안내와 여러 명이 각자 그린피를 결제할 수 있는 분할 결제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 특가 예약을 많이 한 이용자를 위해 누적 숫자에 따라 경품도 준다.

부킹 어플리케이션은 골프장 이용 문화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일부 업체는 파격적으로 그린피를 1인 1만원에 내놓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혼자 골프를 즐기는 이른바 ‘혼골족’들을 위한 맞춤형 부킹 서비스도 가능하다. XGOLF는 혼자 골프를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골퍼들의 라운드를 주선하는 ‘1인 예약’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동민 XGOLF 마케팅팀 부장은 “이제까지는 유선상으로 1인 예약을 진행했지만 중복 예약 등의 문제점 때문에 이용자나 골프장 모두 불편함이 있었다”며 “일본에선 소셜커머스 1위 기업인 라쿠텐 등 이미 많은 기업들이 나서서 골프장 1인 예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소 업체나 유사 예약 대행업체들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공신성이 없는 업체의 예약 시스템을 이용했다가 환불도 못 받고, 개인 정보도 노출되는 이른바 ‘부킹 사기’를 당할 우려도 있다. 김국종 3M골프경영연구소 대표는 “보편화된 웹 환경에서 모바일 앱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기술적·윤리적인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다. 문제들을 정비하고 나면 모바일 부킹 어플리케이션이 보편적인 골프장 예약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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