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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도 금수저 될 수 있다…소득계층 이동 가능성 아직 열려있어"

중앙일보

입력

금수저·은수저·흙수저 등 일명 '수저계급론'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소득계층 이동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오후 전경련 컨퍼런스에서 '사회이동성에 대한 진단과 대안 모색: 흙수저는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기조발제자로 나선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전 기획재정부 장관)는 "우리나라의 소득분배상태는 지니계수와 분위별 상대소득비중, 상대빈곤율 등을 고려할 때 선진국 평균에 가깝다"며 "'헬 조선'이나 '금 수저' 주장의 근거는 약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1년~2012년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각 소득계층이 동일한 계층에 잔류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경우 29.8%, 중산층 38.2%, 고소득층 32.0%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분석결과와 같이 한국의 계층 이동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계층 이동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빈곤이 고착화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수저론이 대두된 원인은 경제적 격차보다 청년 취업난과 학력, 사회적 지위의 대물림 강화, 자격·면허 등 정부규제와 이에 편승한 기득권, 상대적 박탈감, 열악한 사회자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영 한경연 부연구위원도 "OECD 회원국의 세대 간 소득탄력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소득이동성은 OECD 17개 회원국 중 8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계층을 흙수저·금수저에 빗댄 수저계급론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소득분배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매우 낮다는 방증"이라며 "소득차등적 복지정책을 통해 체감도를 높이고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사회제도 개혁을 통해 소득이동성이 높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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