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외교장관 첫 회담서 설전…"남중국해 발언에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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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이 첫 외교장관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고 NHK가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첫 회담을 가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 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7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 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고노 외무상의 부친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는 정직한 정치가로, 위안부 문제에 관한 담화에서 일본의 성의를 대표했다”고 운을 뗀 뒤 “이번 고노 외무상 취임에 많은 사람이 기대했지만, 회의에서 (남중국해에 관한) 당신의 발언에 솔직히 실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은 일본군의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역이다.

왕 부장의 이 같은 언급은 고노 외무상이 이날 회담에 앞서 다른 회의에서 중국이 거점을 구축하려는 남중국해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며 “힘을 배경으로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모든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 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 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왕 부장은 “이 발언은 완전히 미국이 부여한 임무 같은 느낌이었다”며 “중국은 (일본과) 장기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중국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니 대국으로서 행동방식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솔직한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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