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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건강, 지켜야 산다] #21 애나 백신 접종한다고요? 늙을수록 백신 더 필요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권선미 기자]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예방접종은 어린 영유아나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하지만 성인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노년층에게 예방접종은 꼭 필요합니다.백신은 면역력이 약해져 사소한 질병이 심각한 합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그만큼 노년층의 입원·사망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공중보건학적으로도 질병부담을 줄이기도 합니다. [실버 건강,지켜야 산다]스물한 번째 주제는 늙을수록 필요한 노인 백신입니다.

노년층 위협하는 폐렴백신 두 종류 모두 접종해야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 늘고 있는 한국에서 노인 백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노년층이 접종해야 할 예방접종1순위는 폐렴구균 백신입니다폐렴구균은 폐렴·패혈증·수막염·중이염 같은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면역력이 떨어지면 뇌··혈액 속으로 침투합니다나이가 들면 폐렴구균에 쉽게 감염되는 이유입니다폐렴구균으로 폐렴을 앓는 환자의74.3%65세 이상 성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폐렴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고중증 폐렴 합병증으로 진행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 폐렴구균이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퍼지면 사망률이 일반 폐렴보다2~3배 높아집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앙드레 김코미디언 백남봉…. 모두 폐렴으로 고생하다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현대 의학이 발달해도 우리의 삶은 하찮게 보이는 폐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셈입니다. ‘기침 좀 하는 걸로 유난떠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4위일 정도로 치명적입니다(통계청·2015). 최근10(2005~2015)간 폐렴으로 인한 사망 증가율은240.4%나 됩니다. 2위인 심혈관 질환(41.6%)과 비교해서도6배나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한감염학회에서도65세 이상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도2013년부터65세 성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노년층은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폐렴구균 백신이 폐렴을 완벽하게 예방하지는 못합니다지금까지 밝혀진 폐렴구균의 종류는90여 종입니다폐렴구균 백신은 이중에서 치명적인 균만 선택적으로 막아줍니다특히 뇌수막염·패혈증 같이 노년층에게 치명적인 침습적 감염병 발생 위험을 줄여줍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산 방법과 폐렴구균 예방범위에 따라23가 다당질 백신(프로디악스23·뉴모23)13가 단백결합백신(프리베나13)로 구분합니다비교적 예방범위가 넓으면서 가격이 저렴한23가 다당질 백신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노년층의 사망률이 높은 뇌수막염·패혈증 같은 중증 합병증도50~80% 예방 효과를 보입니다다만, 23가 다당질 백신은 개인에 따라 예방 효과에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일부는 접종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또 시간이 지나면 예방효과가 떨어져 재접종해야 합니다.

최근에 나온13가 단백결합백신은 이 같은 점을 보완했습니다예방범위는 좁지만 예방효과가75%로 비교적 일관적입니다예방접종의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도23가 다당질 백신보다 더 깁니다특히 최근에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폐렴구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19A형 폐렴구균이 대표적입니다. 13가 단백결합백신은 항생제 내성이 강한19A형 폐렴구균을 예방해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종해야 할까요감염학회에서는 폐렴구균 백신은23가 다당질 백신과13가 단백결합백신을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두 백신의 장점을 모두 얻을 수 있어 보다 효과적으로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폐렴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다면13가 단백결합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12개월이 지난 후23가 다당질 백신을 접종합니다.

대상포진 백신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재발한 것입니다신경을 따라 빠르게 몸 곳곳으로 퍼집니다얼굴이나 몸통·어깨를 중심으로 띠 형태의 울긋불긋한 발진·수포가 생기고심한 통증을 동반합니다대상포진은50~60대가 가장 취약합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16)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는2019604, 3035534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40대에45018명으로 늘기 시작해50대에는61207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60대도52465명으로 그 뒤를 잇습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으로 악명이 높습니다통증도 힘들지만 더 무서운 것은 합병증입니다자칫 실명·대상포진후신경통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고령일수록 합병증은 더 심해집니다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은 흔히 아이를 낳는 산통(産痛)에 비유되곤 합니다의학적 통증 척도(SF-MPQ)에 따르면대상포진은 통증22점으로 수술 후 통증(15), 산통(18)보다 심합니다대상포진 환자의96%는 이런 급성통증을 경험합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대상포진 백신(조스타박스)을 접종하는 것입니다. 50세 이상인 사람이라면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60세 이상 성인이라면 우선 접종 대상입니다

이 시기에는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져 둘 중 하나는 대상포진을 앓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대상포진 발병 위험성을 약70% 줄이고대상포진후신경통 위험 역시40%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다만 이미 대상포진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대상포진 발병1년 정도 후에 접종이 가능합니다.

매년 접종해야 하는 백신도 있습니다인플루엔자 백신입니다흔히 독감 백신이라고 말합니다고령층에게 독감은 생명을 앗아가는 흉기입니다가벼운 몸살 정도로 생각했던 독감이 폐렴·뇌수막염으로 악화할 수 있습니다.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 매번 접종해야 합니다독감은 가을·겨울 환절기인11~12월에 한 차례 유행하고 잠잠해졌다가 이듬해 봄 환절기인4월에 재유행합니다독감 백신접종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독감이 유행하기 한 달 전에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

독감 백신은 접종2주가 지나야 면역항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해4주 후 면역력이 최고조에 이릅니다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직전인10~11월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우리나라는 만65세 이상 노년층에게는 무료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보건소나 개인 병·의원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니 시기에 맞춰 접종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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