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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3년'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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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뉴 라이트 계열의 시민단체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무현 정부 3년 평가와 과제'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기조 발제를 맡은 박효종 서울대(국민윤리학과)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3년은 일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일하는 법을 몰랐던 3년"이라며 "말만 많고, 성과는 없는 '불임의 지도력'"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코드 인사나 '보은 인사', 또는 같은 사람을 돌려 쓰는 '회전문 인사'가 고작이었다"며 "장관은 물론 각종 위원회 위원장에 '왕의 남자'만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이 실패할 조짐이 보이면 시장의 실패로 몰거나 일부 신문의 악의적 오보라며 불평을 늘어놓는 '투덜이 정부'"라고 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노 대통령은 대권의 '대통령'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온통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신지호(서강대 겸임교수)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외교 안보의 중심축을 미국.일본에서 중국.북한으로 이동한 건 오류이며, 섣부른 자주를 고집하면서 외교 정책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 정권에 배려를 아끼지 않는데도 북핵 문제 해결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김정일이 놓은 '우리 민족끼리'라는 덫에 걸린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치와 관련, 신 대표는 "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과거사 정치를 내세우고, 좌파 시민단체를 홍위병화했다"며 "현 정부의 민주주의는 자유주의가 결핍된 비(非)자유민주주의"라고 했다.

경제와 교육 분야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조동근 명지대(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강하는 전형적인 '이중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이념적 편향과 정치의 과잉이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산업화 시대를 불의가 승리했던 역사'로 규정한 정치 지도층의 말에 경제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고, 이로 인해 수출 호조가 설비투자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양극화가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참여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큰 정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큰 정부는 시장을 질식시켜 저성장과 양극화만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남승희(여.명지전문대 교수) 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는 "연가 투쟁, 반미 교육 등 전교조의 개입에 정부가 너무 느슨하게 대응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정부가 대학의 학생선발권에 압력을 가하고 대입제도 개선안을 만들수록 교육 정책이 더 꼬여간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은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며 "정부가 해야할 일을 방기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 바로잡습니다

2월 17일자 4면 '노무현 정부 3년 평가' 토론회 기사 중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의 토론회에 대한 논평으로 인용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방기한 적 없다"는 발언은 16일 열린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최 토론회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이 실장이 15일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참여정부 3년의 회고와 전망'이란 주제로 연설한 내용이 인용된 것이었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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