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봉준호 감독의 취향을 해부하고자,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오버지. 여섯 편밖에 못 찍었는데 거장이라니.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
충동적. ‘플란다스의 개’만 내가 원한 제목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붙인 건데 나는 지금도 그 제목이 싫다. 시나리오 쓸 당시 제목은 ‘애니멀’이었다.
너무 많은데(웃음). 김 좋아한다.
위스키.
30대 때는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많이 못 먹는다.
짱구. 머리가 커서.
많이 들었다. 맨날 이상한 소리하고, 이상한 만화 그리니까.
만화가
자주 꾼다. 특히 불안한 꿈.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수평으로 움직인다거나. 엘리베이터 밑판이 쓰레기통 뚜껑처럼 양쪽으로 왔다갔다하는데 그 아래는 암흑인 꿈을 반복적으로 꾼다. 망신당하는 꿈도 자주 꾼다. 시내 한복판에 나갔는데 바지를 안 입고 있는 거다(웃음).
나이 들고 잠이 줄었다. 최근 4~5년은 별로 안 잤다. 새벽 2~3시에 자도 5시 반에 일어난다. 부스럭거리면서 냉장고도 열어 보고, 노인들처럼(웃음).
밤에 일을 절대 안 한다. 편집할 때도 편집실에 아침 9시 반쯤 출근했다가 오후 5시 반에 나와 버린다. 저녁이 있는 삶을 지향한다.
감퇴. 되게 세세한 것까지 기억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옥자’를 시작할 때도 연출부 소집해서 미리 얘기했다. ‘사람들이 봉테일, 봉테일 하는데 일해보면 놀랄 거다. 디테일은 스태프들에게 의지하고 있으니,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이해해 달라’고.
날조된 신기루
디렉터 봉. 보통 ‘디렉터 스티븐’‘디렉터 데이비드’ 안 그러는데, 나한테는 디렉터 봉이라고 하더라. 한국 스태프들이 ‘봉 감독님’이라고 불러서 그럴까.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은 ‘봉’이라고 불렀다. 나는 ‘다리’라고 불렀고. ‘봉~’‘다리~’
‘컷’이지. ‘액션’은 조감독이 하니까.
당연히 ‘점심 몇 시야?’(웃음).
‘쭈니’라는 개를 키운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처제가 데리고 왔는데, 처제 집에 원래 키우던 개와 사이가 안 좋아서, 불쌍해서 우리가 데려왔다. 지금은 사랑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옥자 컨셉 아트. ‘설국열차’때도 컨셉아트를 담당했던 지호근씨의 그림이다. 투자사들을 만나거나, 캐스팅할 때 들고 다니면서 보여 줬다.
귀찮아서 안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다 안 한다. 해시태그 검색은 한다. #옥자 누르면 촤악 뜨지 않나. 감독들은 자기 영화 개봉할 때 다 할 거다(웃음).
장성란·김효은 기자 hairp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