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7개월만에 재점화된 외교갈등…푸틴 "미 외교관 755명, 러시아 떠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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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가결시킨 것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활동 중인 미국 외교관 755명은 러시아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CNN 홈페이지]

[사진 CNN 홈페이지]

지난 연말, 오바마 정부가 대러 초강경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가 "자국내 미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모스크바 내 미 정부시설 2곳을 폐쇄하는 등 맞불 제재에 나설 것"을 푸틴 대통령에게 강력 건의한 데에 이어 7개월만에 또 다시 양국은 외교 갈등에 휩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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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을 했다.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전러시아TV·라디오(VGTRK)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1000명 이상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 외교관 가운데 755명이 러시아에서 활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그것(활동 중단)은 외교 임무 수행에 있어 굉장히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미 상하원의 제재안 통과 직후인 28일(현지시간) "미국 측에 오는 9월 1일까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예카테린부르크·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일하는 외교관과 기술 요원 수를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및 기술요원 수와 정확히 맞출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는 러시아 내 미국 외교 공관 직원 수가 455명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연말의 갈등 국면에서 푸틴 대통령은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할 때까지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놔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이번엔 다른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미 외교관 755명의 러시아내 활동 중단"을 언급하고 나선 만큼, 양국간 긴장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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