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NCC 인권상 수상자 박종철군 사건 증언의사 오연상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의사로서 할일을 했을 뿐인데 상까지 받게 되다니….』
고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때 「의사의 양심대로 증언, 국민모두의 공분을 불러일으켜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됐다」는 이유로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 인권상을 받은 중앙대부속 용산병원 내과전문의오연상씨 (32).
-수상소감은.
▲환자를 보고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의사로서 당연한 일이죠. 그린 일로 상까지 받다니 자격이 있는지….
-고문치사 진상이 드러난 뒤 협박이나 격려전화를 받은적이 있는지.
▲처음에는 『왜 입을 함부로 놀리느냐』는 협박전화도 있었으나 그 이후엔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격려편지가 수십통 넘게 오더군요.
-당시 검안소견에 대해.
▲전문적 의학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폐에서 수포음이 들렸다』 는 당시 검안결과만을 놓고 볼때 물고문때문에 죽었다고 단정할수 없는 거였습니다. 왜냐하면 인체의 심장이 멎으면 폐에 물이 괴거나 수포음이 들릴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시정황등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고문치사가 밝혀졌다고 할까요.
-최근 담당하는 내과 외래환자가 많이 늘었다는데.
▲ (처음으로 웃으며) 괜한 농담입니다. 물론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저때문이 아니고, 최근 이 병원 진료시설이 많이 좋아진 탓일 겁니다.
-다시 박군사건과 같은 상황에 부닥친다면.
▲자신할수없지만 어쨌든 거짓말을 할수는 없는것 아닙니까.
오씨는 서울대의대를 졸업, 지난해 3월부터 이 병원에 근무해왔으며 당뇨병치료가 저문. 키 1백80cm에 80kg의 거구. 부인 (27) 과 2남이 있으며, 10일 하오7시 대한성공회에서 열릴 시상식에는 부인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최천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