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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아닌 망신만...베트남에서 굴욕 당한 K리그 올스타

중앙일보

입력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한 뒤 망연자실하는 K리그 올스타 팀.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한 뒤 망연자실하는 K리그 올스타 팀.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올스타 팀이 베트남에서 K리그를 알리려다 망신만 당했다. 23세 이하(U-23) 베트남 팀과의 올스타전에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한-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 베트남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전 #동남아시안게임 앞둔 23세 이하 베트남 팀에 0-1 완패 '수모' #손발 맞춘 건 겨우 1시간...구단-팬들의 공감도 얻지 못해

K리그 올스타 팀은 2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 기념 2017 K리그 올스타전 베트남 대표팀과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베트남은 다음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동남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돼 꾸려진 팀이었다. 이 팀을 상대로 김신욱(전북), 이근호(강원), 염기훈(수원) 등 K리그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지만 오히려 위력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에서 후반 25분 베트남의 응위옌 반 또안이 선제골을 넣자 환호하는 베트남 선수들과 머리를 감싸는 김신욱.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에서 후반 25분 베트남의 응위옌 반 또안이 선제골을 넣자 환호하는 베트남 선수들과 머리를 감싸는 김신욱.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올스타전 전부터 꼬였다. K리그 올스타 팀은 지난 27일 호텔에 소집돼 28일 베트남으로 이동한 뒤 29일에 경기를 치렀다. 손발을 맞춰본 건 1시간 가량이 전부였다. 시즌 도중에 치르는 경기였던 만큼 부상을 우려해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동남아시안게임이라는 대회를 앞두고 준비중이었던 베트남 선수들은 조직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었다. 2만5000여명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등에 업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양 팀은 달랐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K리그 올스타 팀과 베트남의 경기는 후반 중반 균형이 깨졌다. 후반 25분 응위옌 반 또안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하게 찬 슈팅이 골키퍼 조현우 다리 사이로 통과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이근호는 "안타깝다"며 "저희가 준비를 잘 못 했다. 선수들이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K리그를 해외에 알리는 차원에서 진행된 경기였다. 목적 자체는 거창했지만 정작 K리그 내에선 연맹과 구단 간의 공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내 K리그 팬들이 올스타전에서 소외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송종국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의 분위기가 되려 가라앉을 수 있다'며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황선홍(가운데)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2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베트남 팀과의 K리그 올스타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황선홍(가운데)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올스타 팀을 이끈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경기 후 "올스타전에 대한 관점을 어디에 둬야 할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승부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을 위해서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올스타전의 취지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앞으로 생각을 깊게 하면서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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