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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중거리 핵 폐기협정 조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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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AP·AFP=연합】미소양국은 8일 하오2시2분(한국시간 9일 상오4시2분) 역사적인 중거리 핵미사일(INF) 폐기협정에 조인함으로써 인류사상 최초로 실질적인 핵무기 감축시대의 막을 열었다. <관계기사 5면>「레이건」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이 날 전세계가 TV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 이스트 룸 조인식에서 약2백 페이지의 INF협정 문서에 서명하고 그들의 3일간에 걸친 미소정상회담에서 보다 의욕적인 군축협정을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조인식에서「레이건」대통령은 『우리는 이 역사적 협정이 그 자체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고 시작이 되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말했으며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협정이 마침내 파국의 위험으로부터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서기장은 퍼스트 레이디 「낸시」여사와 「라이사」여사를 비롯한 수백 명의 빈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협정문서와 부속문서에 차례로 서명한 후 굳은 악수를 나누며 영어와 소련어로 된 문서부본을 교환했다.
이날 체결된 INF협정은 지난 79년의 전략무기제한협정 (SALTⅡ) 이래 미소간에 체결된 최초의 군축협정으로 6년간의 끈질긴 협상 끝에 이루어 졌는데 「레이건」대통령은 이 협정으로 앞으로 3년 내에 유럽 땅에서 1천5백 개 이상의 소련 핵탄두가 제거·파괴되고 미국핵탄두 4백가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정상은 이날 INF협정에 조인한 뒤 제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에 앞서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서기장은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열린 「고르바초프」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약1시간35분에 걸쳐 제1차 정상회담을 가졌다.「레이건」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예정된 INF협정체결에 언급, 『이제 과거양국간에 존재했던 빈약한 평화를 보다 좋은 것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우리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으며「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자신이 INF협정 조인뿐 아니라 보다 중요한 전략핵무기 50% 감축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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