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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169.5원…연중최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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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와 엔화 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13개월 만에 달러당 1천1백60원대로 떨어졌다.이처럼 원화환율이 떨어지자 정부는 외평채 1조원을 발행키로 결정하는 등 달러화 매입을 통한 환율방어에 나섰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5원 내린 달러당 1천1백69.5원을 기록, 최근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1월 30일, 1천1백70.1원)를 깼다.

환율이 1천1백6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22일(1천1백65.6원) 이후 처음으로 지난 4월 4일 연중 최고치(1천2백58원)에 비해선 4개월 보름여 만에 7%(88원)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를 들여와 팔려는 외국인 투자자들과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는 외환당국 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원화 환율은 계속 하락했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은 산업은행 등을 통해 이틀째 달러 매수에 나섰으나 막판에 몰린 외국인 투자자금에 밀려 환율 하락 방지에 실패했다.

한국은행 이창형 외환시장팀장은 "최근 시중자금이 채권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으로 몰려 주가가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번 주에만 1조원 이상 들어온데다 일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엔화 강세까지 겹치면서 원화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환율은 지난 8일(1백20.16엔) 이후 계속 떨어져 이날 달러당 1백17엔대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오는 28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1조원을 발행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6월 5일 이후 두달여 만에 정부가 달러화 매입에 쓰기 위해 발행한 외평채 발행규모는 5조원에 이르게 됐다.

정부의 올해 외평채 발행한도는 9조원이나, 6월 초 달러화로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가 발행된 바 있어 앞으로 환율방어를 위해 정부가 쓸 수 있는 실탄 격인 외평채의 발행한도는 2조8천억원으로 줄게 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증시와 외환시장에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상당한 규모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 환율의 급락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내고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도 더 들어올 가능성이 커 원화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연말에 달러당 1천1백20원(대우증권)~1천1백50원(삼성경제연구소)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병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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