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 발언’ 김학철 수해복구 불참 “그분들이 반기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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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밍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23일 외유성 유럽 연수 사과 회견 뒤 충주 집으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동료의원들은 휴일인 23일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을 펼치며 성난 민심에 사죄했다.

김학철 의원과 최병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봉순·박한범 한국당 의원 등 4명은 충북지역에서 수해가 난 이틀 뒤인 지난 18일 유럽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었다. 이들의 방문지역은 파리 개선문, 로마시대 수로, 모나코 대성당, 피사의 사탑, 페라리 광장 등 관광명소 탐방이 대부분이었다.

22년만 충북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강행했던 충북도의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왼쪽)과 박한범 의원이 22일 밤 조기 귀국, 23일 새벽 0시부터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하고 있다.김성태/2017.07.23

22년만 충북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피해를 뒤로하고 유럽 연수를 강행했던 충북도의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철 의원(왼쪽)과 박한범 의원이 22일 밤 조기 귀국, 23일 새벽 0시부터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하고 있다.김성태/2017.07.23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의 레밍 발언은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해 분노를 샀다. 이날 포털 등 인터넷에는 ‘레밍’, ‘김학철’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보도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은 지난 20일 조기 귀국해 청주에서 ‘속죄’의 수해 복구 활동에 나섰다. 지난 22일 김학철 의원과 함께 귀국한 박한범 의원도 23일 낮부터 합류해 수해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다.

물난리속 유럽행 도의원 복구 작업…&#39;레밍&#39; 김학철 빠져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최악의 물난리를 외면한 채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충북도의원들이 23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수해 지역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17.7.23  logos@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물난리속 유럽행 도의원 복구 작업…&#39;레밍&#39; 김학철 빠져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최악의 물난리를 외면한 채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섰다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충북도의원들이 23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수해 지역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17.7.23 logos@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학철 의원과 함께 귀국한 박한범 의원은 “김 의원에게도 월요일 일찍 작업복 차림으로 수해현장으로 오라고 얘기했다”며 “아마도 내일부터는 그도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학철 의원이 수해 복구 작업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김학철 의원은 22일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사진을 찍기 위한 봉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해 복구 참여 의지를 묻자 “제가 수해 현장에 간다 한들 그분들이 반기겠나?”고 반문했다.

이날 김 의원은 레밍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군중이 어떤 사안이나 어떤 현안과 관련, 최초의 보도나 지도자의 주장에 대해 진영을 나눠 맹목적으로 추종하거나 반대하는 현상인 레밍 신드롬을 (기자에게)설명하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21일 김학철 의원을 비롯해 박봉순, 박한범 등 3명 의원을 제명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소속 도의원의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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