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시간에 맞춰 딱 도착한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이 자리에 못 앉는 분들이 많아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수석·보좌관회의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리는 청와대 여민1관에 다소 일찍 도착해 커피를 내린 후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은 문 대통령 오른편 옆자리를 지칭하며 "비서실장이 공석이다"라는 제보를 건넸다. 임 비서실장은 회의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정각에 착석했다. 주변에서는 "잘릴 뻔했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못 앉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잠시 안 계시니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서열을 따지지 말자는 의미로 회의 좌석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의 오른편 옆자리는 임 비서실장으로 거의 고정돼있다.
이날 대화 재구성.
청와대 참모진들: (빈 옆자리를 보며 갸우뚱하는 문 대통령을 향해) "비서실장님 자리입니다" "비서실장이 공석입니다"
(임 실장이 앉는다.)
청와대 참모진들: 잘릴 뻔했어
문 대통령: 이 자리에 넘보는 분들이 많아서요
임 비서실장: (머쓱해 하며) 죄송합..죄송합니다
문 대통령: 잠시 안계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