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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써봤습니다]네이버 신무기 ‘스마트렌즈’ 써보니

중앙일보

입력

친구 부부가 집들이를 해서 갔다가 마음에 드는 로봇 청소기를 만난 직장인 김준영(33) 씨. 마침 내 신혼집에도 로봇청소기를 놓아야 하는데, 구매를 위한 정보가 필요하다. 예전처럼 친구에게 꼬치꼬치 캐묻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꺼내 ‘이 렌즈’로 제품 사진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어떤 제품이고, 가격은 얼마인지’ 검색해 보여준다.

‘드롱기’ ‘샤오미’는 정확히 맞혔는데 # ‘삼성’ ‘LG’는 헷갈려 하는 인공지능

11일 네이버가 선보인 AI 기능 ‘스마트렌즈’ 얘기다. 스마트렌즈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비주얼 서치(이미지 검색) 기술 ‘스코픽(Scopic)’을 적용한 새 베타 서비스다. 실제 카메라 렌즈처럼 형태가 눈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평소처럼 메인 페이지에 접속하면 검색창에 카메라 모양의 표시가 보인다. 이 표시를 누르면 촬영 화면이 나온다. 스마트폰을 세로로 쥐고 그대로 촬영 버튼을 누르면 된다.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 상단 검색창 우측에 있는 카메라 표시를 누르면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체험해볼 수 있다. [네이버 앱 캡처]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 상단 검색창 우측에 있는 카메라 표시를 누르면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체험해볼 수 있다. [네이버 앱 캡처]

얼마나 똑똑하고 편리하며 가능성 있는 서비스인지 14일 직접 써봤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독특한 모양의 ‘드롱기’ 전기포트다. 찍었더니 단번에 정답을 맞혔다. 똑같은 제품의 정보가 담긴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글들이 검색됐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글렌피딕’ 18년산 위스키도 찍어봤다. 이번엔 오답에 가까웠다. 스마트렌즈는 썩 똑똑하지 못하게도 위스키를 와인으로 착각했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생뚱맞게 여성청결제가 검색되기도 했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LG전자’의 공기청정기다. 제품이 뭔지를 맞히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삼성전자’ 제품으로 인식했다. 해당 기업 입장에서 보면 큰일 날 대형 사고다.

스마트렌즈의 AI가 왜 이런 오답을 내놨을까. 피사체를 주로 3차원이 아닌 2차원으로 인식해서다. 애초 찍었던 LG의 공기청정기는 원통형이었고, 검색 결과가 말해준 삼성 제품은 직사각통형 또는 타원형에 가깝다. 하지만 스마트렌즈는 두 피사체 모두를 정면만 보고 직사각형 정도로 인식하다보니 이런 실수를 했다.

계속 써본 결과, 스마트렌즈는 피사체의 형태와 특징이 뚜렷할수록 정답을 내놨다. 반면 피사체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이거나, 그 특징이 약할수록 오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AI 성능이 아직은 다소 아쉽다는 의미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일본의 ‘헬로키티’처럼 핀란드를 대표하는 ‘무민’ 캐릭터 인형이다. 스마트렌즈는 이 사물이 무민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채고 캐릭터 설명까지 화면에 보여줬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샤오미’의 특징적인 보조배터리도 정확히 인식했다.

이외에 편의성 자체는 기대대로 탁월했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에 1초 정도만 기다리면 곧바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플래시 기능도 지원해 어두운 데서 급하게 사진을 찍더라도 문제가 없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간혹,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의외의 엄청난 성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호기심에 기자 본인의 얼굴을 찍어봤더니 몇 달 전 중앙일보 지면에 썼던 기사가 검색됐다. 당시 기사에 첨부했던 기자의 사진을 보고 동일한 인물로 인식한 것이다.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스마트렌즈 베타 버전을 통해 나온 이미지 검색 결과들. [네이버 앱 캡처]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캐릭터를 찍어봤더니 ‘피부병’이 키워드로 등장했다. 어린왕자 얼굴에서 창백함과 홍조가 동시에 보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측됐다. 비록 100% 정교하진 않더라도 AI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만은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지 검색 AI는 근래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가 주목하는 신사업 분야다. 구글은 올 5월 개발자대회 ‘구글 I/O 2017’에서 이미지 검색 앱 ‘구글렌즈’를 공개했다. 이용자가 길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정보가 궁금하다. 이때 스마트폰에서 구글렌즈 기능을 작동하면 해당 레스토랑의 연락처나 소비자 평점 같은 정보들을 볼 수 있다. 구글은 올 하반기께 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이 올 4월 ‘갤럭시S8’ 스마트폰을 통해 선보인 AI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도 이미지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경쟁에 가세한 네이버의 목표는 스마트렌즈로 기존 ‘네이버쇼핑’ 플랫폼을 강화하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지 검색 수요가 실질적인 온라인 쇼핑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광고와 수수료 부문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 베타 서비스 단계에서 드러난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해 곧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네이버는 올 1분기 일반 검색과 쇼핑 검색 등 비즈니스플랫폼 사업 부문에서만 전체 매출의 47%(5097억원)를 올렸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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