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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양길승씨 22일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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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몰래카메라 사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향후 검찰수사가 향응부분으로 급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몰카사건의 핵심은 향응이고, 향응은 수사무마 로비를 위한 것으로 국민적 의혹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주지검 추유엽 차장검사는 21일 "이제 수사가 반환점에 와 있다. 그동안 향응이나 금품수수에 대한 수사를 왜 안하느냐고 하지만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몰카에 주력했을 뿐"이라고 말해 본격적인 수사착수를 예고했다.

이에 청주지검은 22일 梁씨를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梁씨를 상대로 ▶지난 6월 28일 K나이트클럽 술자리에 참석하게 된 경위 ▶술자리에서 李씨에게 청탁받은 내용 ▶실제 수사팀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향응이 있기까지=지난 6월 28일 K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진 향응은 이 업소 실제 소유주 이원호(50)씨가 수사무마 청탁을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것은 청와대 조사 결과 밝혀졌다. 李씨는 梁전실장과 4월에도 술자리를 함께 했고 지난해 대선 기간에도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李씨는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 노무현 대통령의 고교 동창생들과 자주 어울렸고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이때 청주지검과 충북경찰은 李씨의 탈세, 살인교사, 윤락행위 알선 등의 혐의에 대해 내사 또는 수사 중이었다.

5월 이후 金검사는 李씨에 대한 수사의 고삐를 조여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金검사는 "검찰 내부와 외부의 압력이 거세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차례 애로를 털어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6월 말 문제의 향응 술자리엔 청와대 관계자, 민주당 간부, 대통령의 고교 동창 등이 동석했고 이 자리에서 李씨는 梁전실장에게 수사무마 청탁을 했다.

◆수사 무마 로비 있었나=현재까지 李씨의 수사무마 로비의 효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 로비의 흔적이 감지된다.

李씨는 자신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검사장 출신 거물 변호인에게 자신에 대한 변호를 부탁한다. 이 변호사는 청주지검 간부를 찾아 "K나이트클럽만 조사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변론했다.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변호인이 검찰 간부를 찾아가 수사의 형평성 등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李씨의 살인교사 및 갈취교사 혐의를 수사중이던 金검사는 6월 20일 다른 재판 증인으로 청주지법에 출정한 그를 조사하려 했었다. 당시 金검사는 "그를 긴급 체포할 생각이었으나 여러가지 사정이 여의치 못했다"며 외압을 시사하기도 했었다. 이 일이 있은 지 일주일 뒤 향응 자리가 있었다. 그 뒤 金검사는 청주지검 모 부장검사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향응 수사=검찰은 현재 이원호씨와 梁씨의 계좌 등을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향응과 함께 금품이 건네졌는지를 입증하기 위한 물증 확보에 나선 것이다. 또 金검사가 상부로부터 수사 중단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진술 등을 면밀히 검토해 실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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