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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1세대 김구림 작가가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기자회견을 연 김구림 작가. 사진=이후남 기자

기자회견을 연 김구림 작가. 사진=이후남 기자

 한국의 1세대 아방가르드 미술가로 꼽히는 김구림(81) 작가가 영국 런던에서 주영한국문화원이 개최하고 있는 전시'리허설 프롬 코리안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아카이브(Rehearsals from the Korean Avant-Garde Performance Archive)'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10일 오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번 전시와 리플릿 등에 대해 "중요한 작가에 대한 언급들이 누락되어 있고 미술사에서 공인된 작가의 작품을 부정하는 원고가 수록되는 등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표작이자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인 '1/24초의 의미'에 대해 "전시장에는 내 이름으로 소개해 놓고 리플릿에는 딴 사람 작품인양 주장하는 글을 실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작품에 대해 해당 글에는 "최원영(감독), 정찬승, 김구림, 정강자, 반대규(카메라맨)가 만들었다", "다른 예술가들이 과정에 참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김구림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늦게 합류한 참가자 김구림"등으로 적혀 있다. 김구림 작가는 글쓴이에 대해 "생전에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사실 확인도 안 하고 그의 주장을 실었다"고 주최측을 비난했다. 그는 "다른 일로 런던에 갔다 개막식에 참석했다"며 그동안 리플릿 배포 중지 등을 요구한 과정 등을 전했다.
 이에 대해 주영한국문화원은 공식 답변자료를 통해 "전시에 참여한 원로 작가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작가로부터 질책과 문제제기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이유가 어떻건 깊이 자성"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대해서는 "한국의 퍼포먼스 아트 전반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이미 발표된 내용으로서 국제적으로 관련 연구자 및 큐레이터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현재도 MoMA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글"이라며 "이 글에서도 저자는 '1/24초의 의미'의 저작권이 김구림 작가에게 있음을 분명히 저술하고 있으며 필름의 편집 및 수정 작업을 최종적으로 진행하였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플릿에 대해서는 "김구림 작가의 요청에 따라 해당 글을 제외하고 작가 약력 및 사진자로 등을 보완해 재제작을 추진 중에 있다. 재제작 과정에서는 작가와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원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아시아문화전당 및 아시아계 캐나다 객원큐레이터와 공동으로 진행한 1년여의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지난달말 개막해 8월 19일까지 열린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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