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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홀랜드와 마이클 키튼이 맞붙을 때의 쾌감이란!"

중앙일보

입력

[매거진M] ‘스파이더맨:홈커밍’(원제 Spider-Man: Homecoming, 7월 5일 개봉, 존 왓츠 감독, 이하 ‘홈커밍’)을 보고 나면 분명 궁금해질 테다.이 유쾌하고 경쾌한 수퍼 히어로 영화는 대체 누구의 솜씨일까.소니 픽쳐스와 마블 스튜디오가 점찍은 할리우드 신예 감독 존 왓츠(36).그를 내한 기자회견 후 1대1로 만났다.


―‘홈커밍’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 부담은 없었나.
“톰 홀랜드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워낙 재능이 많은 배우라,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만드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줬다.”

'스파이더맨:홈커밍' 존 왓츠 감독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2016,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하 ‘시빌 워’)에서 먼저 등장했다. 이미 어느 정도 정해진 캐릭터를 이어받아, 새로운 영화로 만든다는 게 까다롭지는 않았나.
“오히려 수월했지. 마블 유니버스에 등장한 뉴 페이스, 열다섯 살 히어로가 가진 독특한 성격 등 과감한 설정을 ‘시빌 워’가 먼저 시도해준 뒤라, 나는 그 안에서 편하게 영화를 만들기만 하면 됐다.”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다른 점은?
“뭐든지 새로운 요소가 있으면 집어넣으려고 했고, 기존 시리즈의 친숙한 요소는 피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이번 시리즈에는 신문사 ‘데일리 뷰글’도 없고, 동일한 빌런도 없고, 실험을 통해 악당이 되는 과학자도 없다. 스파이더맨의 수트는 한층 업그레이드됐지만, 그 기원에 대한 이야기는 과감히 스킵 했다.”

―말 나온 대로 피터의 과거(특별한 능력을 얻는 과정, 삼촌의 죽음 등)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 요즘 히어로 영화들은 그럴듯한 서사를 만드는 데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측면이 있는데 ‘홈커밍’은 그게 없어서 되레 반갑더라.
“안소니 루소, 조 루소 형제 감독의 공이 크다. 두 사람은 ‘시빌 워’에서 스파이더맨을 투입할 때, 어떤 과거 이야기도 다루지 않았다. 그냥 당연한 것처럼 피터 파커를 스파이더맨으로 등장시킨 건데, 누구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파커의 과거 이야기를 모조리 생략할 수 있었다. 덕분에 나머지 러닝 타임 동안 보다 새로운 재미 거리를 찾는 데 집중했다.”

―전작 ‘캅 카’(2015)는 부패한 경찰관이 우연히 두 꼬마에게 경찰차를 도둑맞으면서 추격전을 벌이는 이야기였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인데. ‘홈커밍’ 연출 제안에 망설인 부분은 없나?
“전혀. ‘캅 카’를 만들 때처럼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두 영화가 많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 크게 보면 둘 다 위험에 처한 어린 소년의 이야기이다. ‘캅 카’ 때는 연출과 각본 등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았는데, ‘홈커밍’은 다른 많은 제작진이 있어서 내 영역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규모가 큰 대형 스튜디오와 작업하는 게 많은 제약이 뒤따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자유로워서 놀랐다.”

―‘캅 카’를 보면서, 한정된 공간과 상황 아래 서스펜스를 만드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하다고 느꼈다. ‘홈커밍’을 보니 유머 감각도 대단하더라. 감독으로서 무엇이 진짜 당신의 모습인가?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웃음) 원래 전체 이야기의 맥락을 고려해 유머든지, 서스펜스 같은 영화적 재미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편이다. ‘캅카’는 전체적으로 서스펜스가 주를 이루는 스토리여서 유머 코드를 넣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반면 ‘홈커밍’은 유머를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 많았기 때문에 나로서도 즐거웠다.”

―언제든 관객을 웃기고,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인다.
"내가 서스펜스에 능하다면 코미디도 잘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코미디와 서스펜스 모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서로 굉장히 밀접하다. 관객의 기대를 높였다가 결정적 한 방으로 모든 걸 해소한다는 점도 닮았고.”

―후반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피터와 툼스(마이클 키튼)가 단둘이 차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의 긴장감이 대단하더라. 뭔가 ‘캅 카’스러운 긴장감이 있는 장면이어서 반가웠다.
“개인적으로도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영화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가장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재미의 요소, 긴장감, 톰 홀랜드와 마이클 키튼의 훌륭한 연기가 맞물린 장면이었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도 엄청난 쾌감이 있었다. 단순히 대화를 주고받을 뿐이지만 그 장면에는 액션 시퀀스만큼 강렬한 기운이 있다.”

―앞으로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MCU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스포일러 때문에 모든 걸 말할 순 없다. 다만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MCU의 세계, 다른 마블 유니버스와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숨겨두었다는 걸 밝히고 싶다. 영화를 반복해서 보다 보면 미쳐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이 보일 거다.”

백종현 기자 j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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