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오전 미국 의회 상ㆍ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고 한미동맹과 북핵,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는 하원과 상원 순서로 각각 45분씩 진행됐다. 하원 간담회에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민주당 민주당 원내대표 등 8명이, 상원 간담회에는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와 찰스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 등 12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의회가 그동안 한미동맹의 굳건한 버팀목으로서 불확실한 국제정세와 양국 행정부 교체 등 전화기적인 상황에서도 한미동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핵ㆍ미사일 개발에 큰 우려를 표명하며 “미 의회 차원의 다양한 한반도 관련 입법 활동과 조치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 기반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이어 이날도 한미동맹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이 과거 군사안보 분야의 동맹 관계를 넘어, 국제 테러리즘 등 범세계적 도전에 함께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이자 보다 위대한 동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 상원의 여야 의원 19명은 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선 지난 22일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하고, 한미동맹 강화, 미국의 한국 방위공약 재확인’ 등의 내용을 담은 초당적 결의안을 발의했다. 문 대통령과의 회동이 불발되면서 ‘홀대 논란’을 일으켰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을 비롯해 벤 카딘 외교위 민주당 간사, 코리 가드너 외교위 아태소위 위원장, 에드워드 마키 외교위 아태소위 민주당 간사 등 미 상원의 군사ㆍ외교 분야의 핵심 4인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문 대통령의 방문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미에 앞서 미 상원에서 핵심 중진 인사들이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환영 결의안이 채택됐고, 하원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환영 메시지를 발표했다”며 “문 대통령의 첫 정상 외교가 어느 때보다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29일 오후(한국 시간 30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견례를 겸한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만찬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부 동반의 백악관 만찬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상견례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형식의 악수를 나눌지도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출국 후 기내 간담회에서 “아마도 두 정상 간에 아주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라는 것을 세계가, 또 우리 한국 국민들이 아주 관심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