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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유생들의 상소문 '만인소'…세계기록유산 후보 올라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 후보로 선정된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사진 문화재청]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 후보로 선정된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사진 문화재청]

조선시대 유교 지식인 집단 청원서(상소문)인 '만인소(萬人疏)'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 후보에 올랐다. 만인소는 재야의 지식인들이 서명을 통해 왕에게 직접 청원하는 유교적 공론정치에 대한 기록물이다. 1만여 명의 서명이 담겨 있다.

유네스코 아·태지역 기록유산 후보 #'조선왕조 궁중현판과 편액'도 올라 #2019년 등재 예정 세계기록유산도

만인소 운동은 1792년(정조 16년) 당시 억울하게 죽은 사도세자의 원한을 풀어야 한다는 상소가 올라온 것이 시작이다. 19세기 말까지 모두 7차례 만인소가 있었다.

이 중 1855년(철종 6년) 살아생전 왕이 되지 못했던 사도세자를 왕으로 모셔야 한다는 내용의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와 1884년(고종 21년) 복제 개혁에 맞서는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가 원본이 전해진다. 이 2본이 아·태 기록유산 국내 후보로 선정됐다.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는 1만94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11m, 길이 96.5m이다. 무게는 16.6㎏이다. '복제 개혁 반대 만인소'는 8천849명이 연명한 상소로 폭 1.0m, 길이 100.36m, 무게 8.3㎏이다.

만인소와 함께 '조선왕조 궁중 현판과 편액'도 아·태 기록유산 후보로 뽑혔다. 선조 때부터 1915년까지 제작돼 궁궐, 종묘에 걸렸던 현판과 편액으로 건물의 지위, 형태, 공간 기능 등 궁궐 건축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조선왕조 궁중 현판과 편액. [사진 문화재청]

조선왕조 궁중 현판과 편액. [사진 문화재청]

아·태 기록유산 후보는 오는 8월 유네스코에 제출될 예정이다. 기록유산 등재 여부는 내년 5월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 지역 기록유산 총회'(MOWCAP)에서 결정된다.

2019년 등재 여부가 결정될 세계기록유산 국내 후보도 결정됐다.'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2건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제출된다.

4·19 혁명 기록물 계엄령 선포문서. [사진 문화재청]

4·19 혁명 기록물 계엄령 선포문서. [사진 문화재청]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인 주한 일본공사관 통유문. [사진 문화재청]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인 주한 일본공사관 통유문. [사진 문화재청]

한편 세계기록유산은 귀중한 기록유산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해 가능한 많은 대중이 기록유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1992년부터 제정됐다. 현재 한국은 조선왕조실록 등 13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기록유산은 2년에 한 번, 국가당 2건의 기록유산을 등재 신청할 수 있다. 신청된 기록유산은 유산의 진정성, 독창성, 비대체성, 세계적 관점에서의 중요성 등 등재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기록유산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심사한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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