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테슬라도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할 듯 … 중국, 전기차 메카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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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기차 생산의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중국에 전기차 조립 공장을 세울 채비를 하는 가운데 테슬라도 가세했다고 블룸버그통신ㆍ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 전기차 조립 시설을 설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시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시 정부와 협의해 왔으며,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테슬라와 상하이시 간 협약은 이르면 이번주 체결될 예정이다. 테슬라 전기차가 중국에서 조립되면 아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가격이 떨어질지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 스포츠 세단 모델S를 소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모델S의 최상급 사양인 'P100D'를 공개했다. 머스크 CEO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멀리까지 달리는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성인 5명이 탈 수 있고 가격은 13만4500달러(약 1억5000만원)다.  [중앙포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 스포츠 세단 모델S를 소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모델S의 최상급 사양인 'P100D'를 공개했다. 머스크 CEO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멀리까지 달리는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성인 5명이 탈 수 있고 가격은 13만4500달러(약 1억5000만원)다. [중앙포토]

상하이시는 푸동(浦東)의 동쪽 지역인 린강(臨港)개발지구에 테슬라 전기차 공장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법규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지 자동차 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워야 한다. 파트너가 될 중국 기업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일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숙원사업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3배 증가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 [사진 테슬라]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 [사진 테슬라]

중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 부담을 덜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미국산 전기차를 중국으로 들여올 때 관세율은 25%다. 이 때문에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 세단 ‘모델 S’는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머스크 CEO는 전기차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내 조립도 그 일환이다. 다음달에는 가격과 크기를 줄인 보급형 세단 ‘모델 3’를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8만 대를 생산했다. 내년에는 50만 대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도요타로부터 인수한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한다.

테슬라가 첫선을 보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첫선을 보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사진 테슬라]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를 동력으로 쓰는 자동차 생산을 전략 산업으로 정했다. 향후 10년 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매출을 10배로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해외 자동차 업체의 중국 내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내년부터 중국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일반차 생산량에 비례해 전기차 일정량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ㆍGMㆍ도요타 자동차 등은 중국에 전기차 조립 공장을 세울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쉐보레 ‘볼트’의 중국 생산 계획을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안후이 장화이자동차와 세운 합작법인에서 전기차 신차 8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GM의 순수 전기차 볼트EV. LG가 모터·배터리 등 11가지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중앙포토]

GM의 순수 전기차 볼트EV. LG가 모터·배터리 등 11가지 핵심 부품을 공급한다. [중앙포토]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인 35만 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중국 정부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예측만큼 전기차 실수요가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조사업체 오토모티브 포사이트는 2020년 중국에서 판매될 차량 2600만 대 가운데 65만~200만 대가 전기차와 플러그드 인 하이브리드 차량일 것으로 추산했다. 도요타 고위 관계자는 “보조금이 없어진 뒤에도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규제와 지적재산권 유출 우려에 대해 불만도 나온다.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 공장을 짓기에 앞서 정부에 전기차 기술을 선보여야 한다. 이에 대해 베이징 유럽상공회의소는 합작 파트너인 중국 기업에 기술이 유출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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