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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난립하던 中 공유자전거 업체 첫 도산

중앙일보

입력

중국 충칭시에서 1200대 규모의 공유자전거 사업을 벌여온 우쿵단처가 최근 사업을 접었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의 조정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사진=우쿵단처 사이트]

중국 충칭시에서 1200대 규모의 공유자전거 사업을 벌여온 우쿵단처가 최근 사업을 접었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의 조정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사진=우쿵단처 사이트]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던 중국 '공유 자전거 시장'에서 첫 도산업체가 나왔다. 충칭(重慶)시 공유 자전거 업체 우쿵단처(悟空單車)가 최근 폐업을 선언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가 19일 보도했다.

26세 창업자 “운영 1200대 중 10%만 회수…승자 독식에 무릎” #600만대 운영 모바이크는 6800억원 조달 성공, 내달 일본 진출

이 매체에 따르면 우쿵단처는 “회사 전략을 수정하면서 유감스럽게도 이달부터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미 투자자들에게 투자대금을 상환하고 이용자의 잔액과 보증금도 돌려줬다. 시내 곳곳에 배치한 자전거의 수거작업도 이미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쿵단처 창업자 레이허우이(雷厚義·26)는 펑파이 인터뷰에서 “공급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며 “(업계 1~2위) 모바이크(摩拜)·ofo는 대규모 공장 등과 협력하지만 우쿵단처 협력업체는 소규모라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다롄대학 기계설계학과 1학년 중퇴 후 경비원, 영업사원 등을 전전한 뒤 회사를 창업한 레이 대표는 “충칭시에서 1200대 자전거를 운영했지만 회수한 자전거는 10% 정도”라며 “100만 위안(1억6600만원) 이상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레이 대표는 퇴출을 선언한 이유로 “이미 시장을 선점한 업체와 싸워 승산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첫 도산업체 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의 성장세는 여전하다. 선두업체 모바이크는 지난 16일 인터넷 업체 텅쉰(騰訊) 등으로부터 6억 달러(6824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우버 상하이 대표직을 물러난 뒤 지난해 4월 모바이크를 창업자 왕샤오펑(王曉峰)은 “이번 자금으로 올해 연말까지 세계 200개 도시로 진출해 이용자를 확대하고, 세계 최고 사물인터넷(IoT) 업체와 협력해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 혁신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싱가포르와 영국 맨체스터 등에 진출한 모바이크는 오는 7월 일본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모바이크는 최근 일본법인을 설립했으며 다음달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배포와 함께 서비스를 시작해 연말까지 일본 내 10여 개 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에서의 이용료는 30분당 100엔(1018원)이 될 전망이다. 2016년 4월 상하이에서 창업한 모바이크는 중국 전역에서 공유 자전거 500만 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창업한 ofo는 600만 대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역설적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인 공유 자전거가 환경을 파괴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국 인민일보는 19일 오피니언면에서 "지난해 20개 업체 200만대에 불과했던 공유 자전거 시장이 올해 20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들 자전거가 폐기될 경우 30만t의 폐금속이 발생하고, 이는 항공모함 다섯 척 규모"라고 지적했다. 자전거 폐기를 업체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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