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에 특혜를 주기 위해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오후 MBN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청와대의 개입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독일에서 돈을 문제없이 받을 수 있도록 청와대가 나섰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주 이 전 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5년 9월 당시 KEB하나은행이 룩셈부르크에 통합본부를 세우고, 대신 이 전 본부장이 근무하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을 폐쇄하기로 한 내부 방침을 확인했다.
만약, 통합본부가 설립되면 최씨는 각종 특혜를 더는 누릴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당시 최씨는 독일의 차명회사 코어스포츠 계좌에 든 돈을 자신이 인출할 수 있도록 특혜를 받았다. 삼성 측에는 말 구입비를 보낼 계좌를 KEB하나은행을 통해 만들라고 전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씨가 송금받은 돈을 자유롭게 쓰려면 통합본부 설립을 무산시켜야만 했다는 게 검찰 조사의 핵심이다.
이 전 본부장이 이같은 사실을 당시 최씨에게 전하자 최씨가 난색을 표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의 통합본부는 2015년 9월 23일 열릴 이사회 안건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 전 본부장과 통화 백지화됐다. 검찰은 현재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씨에 대한 KEB하나은행 측의 이같은 특혜는 앞서 지난 14일 JTBC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2015년 8월쯤 최씨에게는 삼성이 코어스포츠의 법인계좌로 보낸 돈을 인출할 권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 전 본부장이 최씨에게 인출권을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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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전 본부장은 최씨의 독일 계좌로 돈이 들어올 때마다 최씨에게 '보고'를 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삼성 측이 독일 계좌로 송금을 할 때마다 바로 최씨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씨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본부장은 최순실 씨와 통화 뒤 청와대에서 즉시 전화가 오자 '최순실이 실세구나'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