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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진출 기업이 보따리를 싸는 첫번째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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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임금이 싸다고?

글쎄…물론 우리와 비교해 볼 때 낮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장을 어디에 세울까를 고민하는 제조업 공장 사장이 볼 때는 절대 싸지 않다. 최근 10여 년 동안 공장 노동자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급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노동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투자 기업들이 중국 대신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으로 공장을 옮기는 이유다. 심지어 중국 기업들도 동남아로 생산거점을 옮긴다.

도대체 얼마나 올랐기에...

중국 노동자의 임금이 얼마인지는 각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보면 된다. 기업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중국 최저임금은 어느 정도 될까?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中 7개 도시 최저임금 인상

올해 최저 임금을 발표한 곳은 상하이, 선전 등 7곳이다. 이중 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상하이였다. 상하이는 지난 4월 최저 임금을 2190위안에서 2300위안(37만3300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선전은 2130위안(34만5700원), 텐진은 2050위안(33만2100원) 등의 순서였다. 이들 3개 지역은 2000위안(32만4000원)을 돌파한 ‘고임금 성(省)’이라는 영광을 안게 됐다.

다른 지역은 이보다는 싸다. 이미 올해 발표된 지역 중에서는 산둥이 1810위안(29만3700원), 푸젠이 1700위안(27만5900원)선이다. 물론 여기에 4대 보험, 잔업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동남아 지역 나라와 비교하면 결코 싼 수준은 아니다.

각국 최저임금(월 기준) *환율은 1위안=162원, 1달러=1116원 적용 [자료 한국고용노동부]

각국 최저임금(월 기준) *환율은 1위안=162원, 1달러=1116원 적용 [자료 한국고용노동부]

중국의 최저임금 인상 랠리가 시작된 것은 2005~2006년 즈음이다. 투자에 의존한 성장을 소비 중심으로 바꾸는 경제구조 전환 작업의 하나였다.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서는 국내 구매력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 후 최저임금은 10~20% 선을 오르내리며 상승하게 됐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임가공 업체들이 야반도주를 감행해야 했던 이유다.

쑤하이난(蘇海南) 중국노동학회부회장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의 임금 인상 속도가 물가에 비해 빠른 편이라 전했다. 그는 “이는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실업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며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합리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정책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 현상 심각

더 심각한 것은 돈을 주고도 직원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중국 구인난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현재 약 49만 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저장(浙江), 장쑤(江蘇), 푸젠(福建), 산둥(山東) 등 제조업 발달 지역이 더 심하다.

쑤저우(蘇州)에 진출한 한 투자 업체 사장은 "4000위안의 급여에 숙식을 제공한다고 해도 구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직원들을 상전으로 모셔야 할 판'이란다. 장쑤성 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성 전체 기업의 약 38.5%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의 한 의류 생산 공장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 중국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은 심각 수준이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한 의류 생산 공장에서 근무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 중국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은 심각 수준이다. [사진 셔터스톡]

전문가들은 '어차피 예상됐던 변화, 피할 수 없는 경영 환경'이라고 말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 성장 구도를 기존의 투자 중심에서 소비 위주로 바꾸겠다는 정책의 표현이다. 인구 고령화, 서비스업 인력 수요의 증가, 공장을 꺼리는 근로 의식 등으로 제조업 분야 인력난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됐다.
- 황재원 KOTRA 경제외교사업팀장  

이런 변화가 우리 기업에게 주는 의미는 하나다. 중국을 임가공 단지가 아닌 확장된 내수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제 '어떻게 하면 싸게 생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비싸게 팔 것인지를 연구해야 하는 시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랩 선우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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