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밧줄 추락사…아빠 사고 모르는 27개월 막내가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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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서 외벽 작업자 밧줄을 잘라 살해한 사건 현장에 놓여 있는 피해자 밧줄과 죽음을 애도한 하얀 국화. [양산=연합뉴스]

15일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서 외벽 작업자 밧줄을 잘라 살해한 사건 현장에 놓여 있는 피해자 밧줄과 죽음을 애도한 하얀 국화. [양산=연합뉴스]

15일 아파트 외벽 작업자를 살해한 서모(41) 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경남 양산에서 진행됐다.

서씨는 15층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옥상에 올라가 커터칼로 밧줄을 잘라 작업자 김모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숨진 김씨의 큰형(53)이 "네가 사람이냐"며 울음 섞인 고함을 질렀고 주민 30여명의 원망이 쏟아졌다. 서씨는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숨진 김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된 아이까지 5남매를 책임지는 가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칠순 노모까지 모시고 살면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수입이 높은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5남매 중 27개월 된 막내는 "아빠 언제와?"라고 물어 주위를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김씨 부인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양산의 인터넷 카페 모임인 '웅상이야기' 게시판에서는 '그가 끊은 밧줄에 매달린 건 1명이 아니었다'는 본지 기사가 소개되면서 자발적인 모금운동이 열렸다.

온라인 모금에는 1000원부터 10만원까지 이웃들의 온정이 이어져 14일 하루만에 116만원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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