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 치르는 '일제고사' 폐지된다…표집 방식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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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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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방식이 올해부터 달라진다. 모든 학생이 치렀던 '일제고사' 방식이 폐지되고 일부 학생만 대상으로 하는 표집(標集) 방식이 부활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시행 방식을 지금의 전수평가(일제고사)에서 표집평가로 변경하는 안을 14일 교육부에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매년 시행하는 시험이다. 대상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이다.

원래 학업성취도평가는 전수조사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가 1998년 이후 0.5~5%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표집평가로 바뀌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전수평가 방식이 부활했다. 해당 학년 학생이 모두 치른다는 의미에서 '일제고사'로도 불린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체계적으로 진단해 교육과정을 개선하겠다는 이유로 일제고사 부활을 강행했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점수경쟁이 과열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또, 시·도 간, 학교 간 등수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달 9일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는 국정기획위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이유로 평가 방식을 바꿔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제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며 "전국의 모든 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영어·수학을 평가하는 것은 정부가 지향하는 '경쟁을 넘어서는 협력교육'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평가의 본래 목적을 살리고자 "올해 평가를 표집방식으로 전환하되, 이미 평가를 준비한 교육청을 고려해 올해는 시험 실시 여부를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안을 교육부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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