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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 테러 당한 남성 기사에 달린 '미러링' 댓글

중앙일보

입력

청소용 염산. [사진 네이버]

청소용 염산. [사진 네이버]

30대 여성의 염산 테러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이 보인 반응이 화제다.

13일, 한 매체는 30대 여성이 헤어진 남자친구의 얼굴에 염산을 뿌린 사실을 보도했다.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저지른 여성은 “4개월 전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잊으려 노력하던 중 갑자기 우울함과 욱하는 감정이 몰려와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털어놨다.

공업용 염산.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공업용 염산.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다행히 테러를 당한 범인의 전 남자친구는 큰 상처를 입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이 문제였다. 1500건 이상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남자분 장가가기 다 틀린 게 아닌지. 저런 여자도 남자친구가 있는데. 남자분께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겠다. 예쁜 남자 얼굴에 흉 지면 안 될 텐데”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

이를 두고 “염산 테러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기사에 달리던 댓글과 똑같은 맥락"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여성혐오가 드러난 글을 거울로 비추듯 역으로 남성에게 적용시켜 혐오의 실체를 드러내는 ‘미러링’이라는 것이다.

“저런 여자도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렇다고 모든 여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진 말아요, 남자분들. 세상에는 좋은 여성들이 더 많답니다” “모든 한국 여성이 그런건 아니죠. 개인의 문제입니다. ”등 미러링의 결과물로 추정되는 댓글이 이어졌다.

최근 여성혐오에 관한 글이 올라오면 “저 남자 하나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반화시키면 안 된다”며 남성 전체가 잠재적 범죄자로 매도되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기는 댓글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논란을 지켜보던 한 네티즌은 “이 사건에서 여자와 남자를 왜 나누는지 모르겠다. 성별에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사람한테 염산을 뿌린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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