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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아 부탁해, 내일 새벽 ‘댑 댄스’ 다시 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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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이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둔 12일 훈련하며 공을 다루고 있다. [도하=뉴시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이 카타르와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둔 12일 훈련하며 공을 다루고 있다. [도하=뉴시스]

지난해 10월 6일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가 열렸던 수원월드컵경기장.

월드컵 본선 진출 분수령 카타르전 #45도 무더위 피해 늦은 밤 킥오프 #이라크와 평가전선 침묵했지만 #“좋은 기억 있어 긍정적” 자신감 #JTBC, 오전 3시45분부터 생중계

2-2 동점이던 후반 13분,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5·토트넘)이 카타르의 밀집수비를 뚫고 추가골을 터뜨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결승골이었다.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든 손흥민은 힙합 춤의 한 종류인 댑 댄스(dab dance·팔 안쪽에 얼굴을 묻고 재채기하는 동작을 춤으로 만든 것)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관중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흘렀다. 손흥민은 카타르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또 한차례 흥겨운 세리머니를 할 수 있을까.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43위)이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함마드 스타디움에서 카타르(88위)와 최종예선 8차전(JTBC 생중계)을 치른다. 한낮에 섭씨 45도까지 치솟는 무더위 탓에 현지 시간 밤 10시에 킥오프하는 이 경기는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만한 중요한 일전이다. A조 2위 한국이 현재 순위를 유지하면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이날 만약 카타르에 덜미를 잡혀 3위로 밀려날 경우엔 험난한 플레이오프 여정을 거쳐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분위기는 무겁다.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치른 FIFA 랭킹 120위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카타르전에서 골을 넣고 댑 댄스를 추는 손흥민. [중앙포토]

지난해 10월 카타르전에서 골을 넣고 댑 댄스를 추는 손흥민. [중앙포토]

올 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21골을 터뜨렸던 손흥민도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는 침묵했다. 전반 45분을 뛰면서 슈팅 1개에 그쳤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소속팀에서 폭넓게 움직이며 다른 선수들과 함께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과 달리 대표팀에선 자기 포지션(왼 측면)에 갇혔던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A조 최하위 카타르(승점 4)는 7일 북한과 평가전(2-2 무)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등 철통 같은 보안 속에 한국전을 준비 중이다. 스트라이커 세바스티안 소리아(알 라이안)가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어 지난해 첫 맞대결에서 골을 넣은 하산 알 하이도스(알 사드)가 공격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건 손흥민이 카타르에 유독 강하다는 점이다. 이번 최종예선의 유일한 득점을 카타르전에서 만들어냈다. 2013년 3월에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카타르를 상대로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넣었다. 손흥민도 “카타르와 경기에선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이게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B조 일본도 이라크와 중요한 일전

B조의 일본(45위)도 비장한 각오로 13일 오후 9시25분에 열리는 이라크와의 원정 8차전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한 경기씩을 더 치른 호주·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16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힘겹게 조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시리아(77위)와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1-1로 비겨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일본 감독은 경기 직후 “모든 면에서 실패한 경기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외적 요인도 일본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라크 국내 정세가 불안해 대체 경기 장소로 낙점한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 7일 총격과 자살 테러로 1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선수단은 이동할 때마다 소총부대의 호위를 받는다.

간판 골잡이 혼다 게이스케(무적)는 “경기장에서 보여줄 게 많다. 환경적인 어려움을 정신력으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계 일정

●일본 - 이라크 (13일 오후 9시15분 이란 테헤란 PAS 스타디움)
JTBC3 FOX SPORTS
●한국 - 카타르 (14일 오전 3시45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함마드 스타디움)
JTBC·JTBC3 FOX SPORTS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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