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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남해 멸치 육수+제철 식재료+김천 사과 소스 = 찰떡궁합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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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계절밥상의 '계절로(爐)'

각종 한식 메뉴, 식재료 #반반 냄비로 전골 조리 #한 번에 두 가지 맛 즐겨

5000년간 우리 민족과 함께한 한식(韓食). 한국인에겐 가장 ‘익숙한’ 맛이지만 외식 시장에선 한식 메뉴를 출시하는 것이 도전이다. 너무 익숙하거나 색다른 맛은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할 수 있어서다. 적당히 익숙하면서도 미묘하게 색다른 맛을 내는 레시피를 찾는 게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CJ푸드빌의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 ‘계절밥상’의 ‘계절로’가 주목을 받는다. 출시 3개월 만에 매출이 20%나 오를 정도다. 한식 전문가와 글로벌 인재가 찾아낸 ‘신(神)의 1g’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계절로(爐)’는 제철 식재료가 지닌 ‘절정의 맛’을 꽃피우는 그릇이란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테이블 위 전골용 냄비에 육수를 붓고 여러 식재료를 끓이거나 볶아 먹으면 된다. 이 식재료는 계절밥상 매장 중앙에 별도 마련한 3m 길이의 계절로 진열대에 있다. 쇠고기 및 채소류, 떡, 면, 어묵, 소스, 죽 토핑 등을 제공한다.

지난 2월 계절로를 처음 선보인 서울 문정점은 전국 매장 중 일매출 3위권에 올라섰다. 이 매장을 비롯해 의정부 홈플러스점, 합정역점, 원주점 등 계절로를 도입하면서 새로 문을 연 매장은 전국 매장 평균보다 20% 이상 높은 매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또 기존 매장에 계절로를 추가 적용한 매장 역시 전년 대비 매출이 15%나 껑충 뛸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전국 52개 매장 가운데 계절로를 도입한 매장은 27곳으로 늘어났다. 계절밥상 전체 매출도 오름세다. 올해엔 전년 동기 대비 40%나 매출이 뛰었다.

1년 이상 육수 연구개발

김진영 과장(왼쪽)과 박연국 팀장. 프리랜서 박건상

김진영 과장(왼쪽)과 박연국 팀장. 프리랜서 박건상

계절로는 CJ푸드빌 R&D센터가 지난 한 해 연구한 끝에 개발한 특화 메뉴다. 우리나라 전통 식문화의 우수성을 계승하면서 현대인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 개발을 목표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계절밥상의 최고 인기 메뉴인 ‘돼지 고추장 직화구이’를 이을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어 보자는 일념하에 베테랑 2명이 투입됐다. 한식 20년 경력의 ‘한식통’ 박연국(46) 메뉴개발팀장과 세계 3대 요리학교인 CIA 출신 김진영(38) 상품기획팀 과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글지글 끓여 먹는 따끈한 한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전골’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이들을 수장으로 한 메뉴개발팀, 상품기획팀이 1년여에 걸쳐 콘셉트 회의, 조리 시범, 레시피 조정을 수차례 진행했다.

박연국 팀장은 전골의 육수·소스 개발에 공을 들였다. 박 팀장은 “한식의 맛·향은 식재료 1g의 배합 비율로 크게 차이날 수 있다”며 “1g의 황금비율을 찾아내기 위해 40분~1시간 정도 끓인 육수의 맛을 계속 비교 시식하며 1년 넘게 연구했다”고 밝혔다.

한식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나라 토종 식재료를 사용한 것도 박 팀장의 고집이다. 그는 “남해에서 잡은 멸치를 우려내 육수를 만들었다”며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 국물에 재료를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와 달리 계절로 전골 육수는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게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국내산 감식초로 만든 ‘감식초간장소스’, 경북 김천시에서 재배한 사과로 즙을 내 만든 ‘태양초사과새콤소스’, 들깨로 고소한 맛을 더한 ‘고소한들깨소스’ 등 전골 전용 소스 3종도 개발했다.

양념·재료·조리법에 따라 수백에서 수천 가지로 맛의 변주가 가능한 전통 한식의 매력을 고객에게 어떻게 보여줄지도 숙제였다. 이때 방향을 제시한 사람이 김진영 과장이다. 김 과장은 “한꺼번에 두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반반’ 메뉴, 나만의 요리법을 만드는 ‘모디슈머(Modisumer)’ 열풍에서 볼 수 있듯 여러 가지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계절로 냄비를 반으로 나눈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으로 나눠진 계절로 냄비로 계절밥상 매장 내 80가지가 넘는 한식 메뉴와 각종 식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전골 메뉴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자신만의 계절로 레시피는 SNS상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CJ푸드빌이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한 ‘계절로 레시피 콘테스트’에는 500여 명이 참가해 레시피를 올렸다. 나만의 색다른 계절로 요리를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고객 참여형 이벤트다. ‘쇠고기볶음쌈’ ‘짜글이찌개’ ‘들깨크림떡볶이’ ‘주꾸미볶음면’ ‘계절꼬치’ ‘밀푀유 전골’ ‘제주도식 고기국수’ ‘윤식당 불고기버거’ 등 계절밥상 관계자들도 예상치 못한 수백 가지 레시피가 올라왔다. 소비자 생각에 따라 맛과 형태가 끝없이 바뀌는 계절로의 매력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수천 가지 맛 요리 가능

계절밥상은 기존의 한식전문점이 ‘한정식’이나 ‘백반’ ‘고깃집’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틀을 깨고 80~100여 종의 한식 뷔페 메뉴를 선보이며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새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다. 계절밥상의 첫 매장인 경기도 판교점은 2013년 7월 문을 연 이후 1년 동안 보통 두 시간 넘게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이끌었다. 이후 이랜드 ‘자연별곡’, 신세계 ‘올반’ 등 비슷한 콘셉트의 한식 브랜드가 뒤따르며 한식 시장을 키우는 효과도 낳았다.

계절밥상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우리 한식을 적극 알리기 위해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인 남산서울타워점과 인사동점을 비롯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에 위치한 롯데피트인점, 문정점, 합정역점, 원주점 등 전국 52개 매장(2017년 5월 말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도 매장 두세 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계절밥상 최승희 마케팅팀장은 “외식시장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계절밥상은 한식 시장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 1등 브랜드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대표 한식 브랜드로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CJ푸드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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