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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의욕 살려야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30일 「무역의 날」행사를 성대히 치를 수 있게된 정부관계자·수출입유공자· 수출업체대표· 종업원들의 감회는 남다른 데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까지 「수출의 날」로 치르던 행사들은 한햇동안 열심히 수출하고 그 결과를 놓고 자축하는 분위기의 연속이었다.
올해부터는 수출입 규모의 확대와 함께 수출과 수입을 함께 진흥시키는 뜻에서 「무역의 날」로 이름을 바꾸어 행사를 치르기로 했는데 지난여름 겪었던 우리산업사상 유례없는 노사분규사태를 되돌아보면 이날 행사의 의미는 더욱 돋보인다.
한여름 거의 전 산업 현장이 한때 마비될 정도로 노사분규가 극심할 때는 수출은 물론이고 우리경제가 어디로 표류할지 극히 불안했었다. 그러나 그 같은 위기를 잘 극복하여 만족할만한 수출입 관리로 뜻있는 행사를 치르게 되었다.
연말까지 1개월 남았지만 올해의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4백억달러선을 넘어 4백60억달러, 수입은 4백억달로 예상되어 무역수지는 60억달러 흑자를 내다보게 되었다.
이같은 실적은 평가받을 만 하다. 지난 1년간을 돌이켜보면 밖으로는 선진국들의 보호주의강화, 원화절상 압력등 외풍이 거셌고 안으로는 노사분규, 통화관리를 위한 수출지원제도 축소등이 수출을 제약함으로써 수출여건이 극히 악화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신장률이 최근 10년내 가장 높은 33·8% (10월말)에 달하고 대일무역 역조가 축소국면에 접어들어 무역수지 흑자 폭이 지난해 31억달러(국제수지기준 42억달러) 에서 올해에는 60억달러(70억달러)로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이제 한숨 쉬고 나면 내년 일이 기다리게 된다. 내년에는 우리의 수출이 5백억 달러 고지를 넘어 5백2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정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수출의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여율이 32·5% (86년)에 이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출 실적은 올려야 내년 경제 성장률 8∼9%달성과 함께 고용 사정 악화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전망을 낙관할 수 없고 국제무역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힘겨운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미국이 재정적자를 축소키로 결정한 이상 일본이나 서독등 선진국에 정책협조를 요구하고 한국등 개도국들에는 통상·통화압력을 가중시킬 것이 확실시된다.
대내여건으로 보아도 고임·원고시대의 채산성 악화, 수출지원시책의 축소와 불안한 노사관계로 수출의욕 저하등이 당장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요즈음은 수출산업 설비투자가 정치·사회적 불안 때문에 저조한 경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정책당국은 이런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여 내년 수출도 성공적일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무역이 균형을 이루고 수출이 꾸준히 늘기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에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극복하면서 일본의 죽하정부가 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된다. 업계는 고임· 원고시대를 적극 수용하는 수출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져온 경제안정기조의 지속이 수출증대를 위해서도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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