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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자부 장관 후보자...3수 끝에 대구에 깃발 꼽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부겸(59)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에 낙점됐다.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책임지게 됐다.
  김 후보자는 3수 끝에 민주당의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대구에 깃발을 꼽은 인물이다.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한 그는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친박계 실세 이한구 전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대구시장에 도전했지만 역시 권영진 시장에게 패해 낙선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40%이상 득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제20대 총선에서 다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TK(대구·경북)에서 승리하며 단번에 유력 대선주자로까지 떠올랐다.

김 후보자 "지방분권, 풀뿌리 민주주의 제도화할 것"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행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강정현 기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행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강정현 기자

김 후보자는 1958년 경북 상주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시절인 1977년 유신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제적당했다. 이듬해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해 실형을 살았다. 대학교 졸업 후에도 1987년 민주헌법쟁취국민행동본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6·10 항쟁에 참여했다.
1990년 민자당과 민주당, 공화당의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자당에 참여를 거부하고 민주당에 남아 부대변인과 당무기획실 부실장 등을 지냈다.
‘하로동선(夏爐冬扇)’의 막내 정치인으로도 꼽힌다. 하로동선은
제정구·박석무 ·노무현·유인태·원혜영·박계동 등이
직접 깨끗한 돈으로 정치하겠다며 97년 낸 고깃집 이름이다.
후한(後漢)의 학자 왕충(王充)이 『논형(論衡)』에 쓴 말로, 여름 난로, 겨울 부채란 뜻이다. 아무 짝에 쓸모없는 물건이란 뜻으로, 당시 3당합당을 거부한 정치인들은 스스로를 하로동선에 비유했다.
 한때 한나라당에도 몸을 담았으나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다. 당시 동반탈당한 이부영·이우재·김영춘·안영근 의원 등과 함께 ‘독수리5형제’라고도 불렸다. 당시 독수리 5형제중 김영춘 의원도 이날 해수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2명이 문재인 정부 입각을 앞두게 됐다.
 지난 조기 대선 국면에서 마지막 순간 불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TK지역 공략을 맡았다.

 대선기간 중 야유를 보내는 대구 시민에게 ‘호통 유세’를 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여당이라면 말도 못하면서 야당이라면 삿대질하고...우리 아이들 어찌되겠어요. 정신차립시데이! 이러니까 우리 대구가 20년 째 경제 꼴지여도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언제까지 얼굴도 안보고 찍어주는 정치, 그런 선거 할 겁니까?”, “이제 제발 당만 보고 뽑는 거 그만합시다! 대구 경제 이지경 됐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십니까?우리 아이들 보기 부끄럽습니다”라고 격하게 말하고 연단을 내려왔다.
 당 안팎에선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TK에서 20% 이상 득표하는데 김 후보자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김 후보자는 30일 지명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께서 저를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뜻에 따라 행정자치부 장관이 된다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제도화한 장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도 행정자치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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