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수면 부족하면 뇌가 스스로를 잡아 먹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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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배민호

일러스트=배민호

수면이 부족하면 뇌가 자신을 잡아먹는 사실이 밝혀졌다. 26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는 실험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대학 연구진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면이 부족하면 이른바 '청소 세포'라 불리는 별아교 세포(성상교세포·astrocyte)가 더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별아교 세포는 뇌에서 불필요하거나 연결이 약한 시냅스(신경정보 전달경로)를 잘라내 뇌세포 간 연결을 바꾼다. 뇌세포의 소형 청소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켈 벨레시 박사는 "우리는 잠이 부족할 때 별아교 세포가 시냅스의 일부분을 실제로 잡아먹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세포의 활동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불필요한 시냅스는 정리와 청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벨레시 박사는 "수면이 지속해서 부족하면 오히려 알츠하이머병 등 다른 신경퇴화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이 박탈된 상태에 있는 쥐의 뇌에서는 미세아교 세포가 활발해졌다. 연구진은 "미세아교 세포(소교세포·microglial)의 활성화는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형태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관찰된 바 있다"고 전했다. 수면 부족이 지속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저널' 최신호(5월호)에 실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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