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걸 靑 반부패실 행정관 내정자, 국정농단 사건서 롯데 변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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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내정된 이인걸 변호사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롯데그룹의 변호인을 맡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내정자는 대형 로펌 '김앤장' 출신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제조사측 변호를 맡은 바 있다.

"검사 또는 변호사로서 충실히 역할 수행한 것" "文 정부 1기 민정수석실 인사엔 부적합" #이인걸 내정자 둘러싼 의견 '팽팽'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내정된 이인걸 변호사가 지난 201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왕재산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당시 이 변호사는 공안검사로 이 사건을 수사했다. [중앙포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내정된 이인걸 변호사가 지난 201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왕재산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당시 이 변호사는 공안검사로 이 사건을 수사했다. [중앙포토]

한겨레는 29일 이 내정자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 당시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의 변호인 신분으로 입회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소진세 사장은 당시 롯데그룹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출연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았다. 수사당국은 롯데가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통해 면세점 선정 등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내정자는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 매입 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출신의 이 내정자는 2011년 '왕재산 간첩단 사건'을 수사했고,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사건에선 무혐의를 주장한 바 있다. 또, 검찰을 떠난 이후 김앤장에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제조사 측 변호를 맡은 것이다.

이에 대해 검사 또는 변호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라는 주장과 문재인 정부의 1기 민정수석실 인사로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서로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기용 배경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라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수사정보 유출 가능성이 농후한 롯데 사건이야말로 검찰이 밝혀내고 정리해야 할 적폐인데, 그 사건을 롯데 쪽에서 변호한 변호인이 청와대에 들어가 주요 사건의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자리에 있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뒤늦게 과거 이력을 알게 됐다"며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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