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부동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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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호 19면

Devil’s Advocate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값이 대선 직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 보다 0.3% 올랐다. 한 달 전 상승률이 0.03%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부양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폈다. 집값이 움직이자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기관의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은행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부동산 114가 정부 출범 초기 아파트 값을 분석해 보니 시장은 정부 정책과 반대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집권 첫해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풀었지만 집값은 떨어졌다. 반대로 강력한 규제를 들고 나온 노무현 정부의 경우 집권 첫해 오히려 13.4% 치솟았다. 문제는 정부가 옥죄기와 풀기를 반복하는 사이 상당수 실수요자도 갈팡질팡하다 매매 시기를 놓쳤다는 점이다. 정부 정책보다 경제 상황에 따라 집값이 움직인다면 시장을 거스르기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정책 목표를 잡는 편이 낫지 않을까.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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