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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러 민감한 수사정보 흘린 NYT … 메이 화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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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영국 맨체스터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사건 관련 정보를 미국에 공유하는 걸 중단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감한 정보가 미국 언론 보도로 유출된 데 대한 항의 차원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 누설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가 유출한 듯 #메이 “나토서 트럼프에 항의할 것” #영국 경찰, 미국과 정보공유 중단 #트럼프 “테러정보 누설 엄벌할 것” #테러범 남동생 체포, IS 연루 자백 #또 다른 테러 공격 준비도 드러나

전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맨체스터 테러에 사용된 폭탄 파편과 테러 현장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영·미가 안보협력을 위해 범행 자료를 공유하는 관례에 비춰 NYT가 미 정보당국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보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언론은 자폭테러 용의자 살만 아베디(22·사망)의 신원을 영국 경찰이 발표하기 전 미리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 경찰은 “잠재적인 증거를 허가 없이 공개한 것”이라며 미국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역시 보안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 뜻을 전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문을 통해 “법무부와 다른 기관에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유출자는 법의 한도 내에서 최대한 엄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러범 살만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 테러범의 동생인 하심 아베디(20)가 또 다른 공격을 계획 중이었다고 영국 미러지가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거주하는 하심은 형 살만의 맨체스터 테러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하심도 또 다른 테러 공격을 준비하다가 23일 저녁 리비아 대테러 당국에 체포됐다.

AP통신은 “하심이 자신과 형이 IS에 속해 있었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당국은 살만의 아버지도 체포해 조사 중이며, 영국에선 살만의 큰 형 이스마일(23)도 체포됐다. 1995년 맨체스터에서 리비아인 부모 아래 태어난 살만은 3남 1녀 중 둘째다. 2011년 리비아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자 살만과 이스마일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리비아로 돌아갔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IS 내부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살만이 영국에서 활동했던 IS 모집책 라파엘 호스테이(24)와 친분이 있다고 전했다. 살만과 호스테이가 맨체스터에서 어울려 다녔고, 인근 이슬람 사원에도 함께 다녔다는 것이다. 스카이뉴스는 살만이 호스테이의 영향으로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 배후에 IS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안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서장은 “살만은 거대 테러조직의 일원에 불과하다”며 “ 배후에 시리아·리비아 등과 연관된 네트워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용의자 8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자카르타 연쇄 폭탄 테러, 경찰 3명 사망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24일 밤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연쇄 폭발이 발생해 경찰 3명이 숨지고 행인을 포함해 10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 2명의 시신도 발견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두 용의자는 중부 술라웨시주 포소의 이슬람 기숙학교 행정직원인 솔리힌과 서부 자바주 반둥 출신 32세 남성 이흐완 누룰 살람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건은 자카르타 동쪽의 캄풍 멜라유 버스 정류장에서 벌어졌다. 오후 9시쯤 정류장 옆 주차장에서 첫 폭발이 발생한 데 이어 약 5분 뒤 정류장 인근 가로수 아래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경찰은 “ 용의자들이 압력밥솥 폭탄을 넣은 여행용 가방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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