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 뿌리친 멜라니아… 불화설 재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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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간의 불화인가, 철부지 남편에 대한 지도인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국제공항 활주로에서의 환영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인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행동이 미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이 방영한 영상에 따르면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트럼프 내외는 영접을 나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외를 따라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환영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네타냐후 내외 옆에 있던 트럼프는 한발짝 뒤에서 따라오던 멜라니아에게 왼손을 뻗어 손을 잡고 걸어가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오른 손등으로 이를 튕기듯 뿌리쳤다. 당황한 트럼프는 멋쩍은 듯 왼손으로 슬그머니 넥타이를 바로잡았다. 멜라니아는 표정이나 걸음걸이에 아무런 흐트러짐이 없었다.
온라인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행동은 무대 뒤나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장소에서 모든 사람들이 보도록 했다"며 "보통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그녀(멜라니아)도 자신의 남편을 못견뎌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멜라니아는 트럼프를 향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데 더욱 과감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서 트럼프가 내민 손을 멜라니아가 뿌리쳐 #일각에선 트럼프 잘못을 순발력있게 고쳐준 것이라 지적

일각에선 "취임식 전후부터 드러난 부부 간 부자연스런 모습으로 볼 때 불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1월 20일 취임식 당시도 선서 준비를 하던 트럼프가 잠시 뒤를 돌아보자 멜라니아는 순간적으로 환한 미소를 보였지만 트럼프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바로 싸늘하게 표정이 변하고 눈을 흘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진 오찬에서도 두 사람은 화가 난 사람처럼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미 언론에선 "당시 트럼프가 뒤를 보고 웃으면서 말을 건낸 상대가 부인 멜라니아가 아니라 장녀인 이방카였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멜라니아가 앞뒤 안가리고 행동하는 트럼프의 잘못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바로잡아주고 있을 것일 뿐"이란 지적도 있다.

멜라니아는 지난달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도 트럼프가 국가 연주가 나와도 가슴에 손을 올리지 않자 트럼프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트럼프는 바로 가슴을 손을 얹었다. 이날 이스라엘 공항에서의 환영행사 도중 해프닝 또한 네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기에는 레드카펫이 너무 좁아 멜라니아가 순발력있게 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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