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야유 때문에 칸 시사회 중단?...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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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 촬영 현장. [사진 넷플릭스 제공]

영화 '옥자' 촬영 현장. [사진 넷플릭스 제공]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옥자'가 제70회 칸 영화제 시사회에서 상영 시작 직후 상영이 잠시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상영 중단의 이유가 잘못 전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국내 언론에서는 옥자 시사회가 시작하고 8분여 만에 중단됐다고 전해졌다. 넷플릭스 로고가 나타나자 야유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옥자의 제작과 배급, 투자 등을 맡았다.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에 대한 칸 영화제의 어깃장이라는 풀이도 함께 나왔다.

그러나 현장 상황을 종합해보면, 상영 중단의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상영이 시작한 이후에도 극장 스크린의 마스킹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막이 스크린 일부를 가렸고, 이에 취재진과 관람객은 야유하거나 휘파람을 불어 항의했다. 넷플릭스 배급 영화에 대한 야유에서 상영이 중단됐다기 보다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옥자 상영 중단 해프닝에 넷플릭스 로고 및 칸 영화제의 견제 때문이라고 보도한 로이터통신도 이후 기사의 제목을 '기술적 문제'로 정정하는 등 정보를 바로잡았다. 칸 영화제 측에서도 이번 일에 대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뤼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되는 동안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며 "몇 분의 중단 이후 다시 정상적으로 상영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극장에 걸리지 않는 이른바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일각의 견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면 거대한 모순이 될 것”이라며 “황금종려상이나 다른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6월 2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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