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새 산자 "중견 기업층 두터운 항아리 구조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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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질 좋은 성장'을 이루는 데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

정세균 신임 산업자원부 장관은 13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여당 정책위 의장과 원내대표를 두루 거친 실세답게 산업 현안에 대해 시원시원하게 말을 풀어갔다.

쌍용그룹 상무를 지낸 기업가 출신인 정 장관은 "산자부는 기업이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세금도 많이 내는 기업을 받들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중소기업 간에 양극화가 심한 '호리병형 산업구조'를 중간층이 두터운 '항아리형 구조'로 바꿔나가기 위해 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부품소재 부문과 연관된 대일 무역역조를 해결하는데 실마리라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 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과 연계돼 잘못 운영되면 공정한 운영이 어렵고 국민의 재산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환율정책에 대해서도 "수출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정부는 환율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얘기를 일절 하면 안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세 장관이 왔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힘센 장관이 아니라 힘있게 일하는 장관이 되겠다"며 "기업에서 18년을 보냈는데 실물경제 출신이 잘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특히 "직원들이 일하다 실수해 접시를 깨뜨린 경우엔 모든 책임을 내가 지겠지만 일을 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쌓이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앞으로 산자부 직원 사이에 기업가 정신이 충만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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