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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팬클럽 연달아 해체되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잇따른 ‘팬클럽 해체 선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7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재인 팬클럽에서 탈퇴한다’는 게시글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왔다. 같은 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친문 패권, 친문 팬클럽의 자진 해산을 촉구한다”고 말한 게 원인이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5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5일 오전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맞이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팬클럽들의 사이버 테러가 심각하다”며 “인터넷 집단행동이 도를 넘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겨레 기자가 올린 SNS를 언급하며 “(문재인 팬클럽의) 홍위병식 몰매와 인터넷 난동에 가까운 행태는 국민 통합을 방해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적폐”라고 표현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분노했다. “자진 해산을 어떻게 해? 우리가 지금 어느 팬클럽에 속해 있는 건가”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에서 알 수 있듯이 공식적인 문재인 대통령의 팬클럽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열성적인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지칭하는 말인 ‘문빠’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들 역시 개별 지지자일 뿐 특정 팬클럽에 소속된 것은 아니다.

“실체(팬클럽)가 없는데 무슨 해산이냐”고 주장하던 지지자들은 주 대표의 발언에 유쾌한 방식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팬클럽을 탈퇴한다’는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공식 팬클럽이 존재하나 싶어 글을 클릭해보면 “가입한 기억이 도통 나질 않지만 일단 제가 해체하겠다” “문재인 팬클럽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주호영 의원 말에 따라 내일 조촐하게 해단식을 하겠습니다. 회원은 저와 부인 두 명입니다” 등 재치 있는 대응이 이어진다.

지역별 팬클럽 대신 ‘코랄행성 지부’ ‘예비군 지부’ ‘버섯왕국 지부’ ‘국민의당 지부’ 등 각종 기발한 지부도 속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이 “문빠가 존재하는 수만큼의 팬클럽 대표가 있다”고 말한 글은 다른 사용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이형진 인턴기자 lee.h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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