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꿈을 찾아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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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박해일.유승범-.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3인방'에겐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 연결고리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작). 황정민.박해일은 스크린 데뷔무대로, 유승범 역시 새내기로서 풋풋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심은 작품이다. 한마디로 이들의 스타 등용문이 된 셈. 영화는 작품성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7080세대의 향수를 자극해 가요계.패션계에 복고바람을 일으켰다.

2004년 창작뮤지컬로 옷을 갈아입은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이하 행진!)는 지금까지 200여회의 국내외 공연을 통해 20만명을 훨씬 웃도는 관객에게 잔잔하지만 큰 울림을 전파한다. 특히 2005년 뮤지컬의 본향인 미국공연에서 전회(4회) 매진을 기록하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올 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새해 공연의 막을 올리는 '행진!'은 안정훈.이휘재.춘자 등 연예계 재주꾼을 한자리에 모아 대중적 인기와 재미를 겨냥했다. 귀에 익은 레퍼토리와 배우들의 경쾌한 몸놀림은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같이 흥얼거리고 들썩거리게 되는 묘한 기운이 무대를 감싼다. 80년대 최고 인기그룹 송골매를 비롯해 윤수일.김수철.신촌블루스.조용필.들국화.김종찬.한영애.심수봉이 부른 추억의 인기곡들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어 무대 위 컴필레이션(히트곡 모음) 음반이라 부를만 하다. 제작사인 서울뮤지컬컴퍼니의 박윤미 이사는 "이번 공연은 무대장치 등 미술부문이 대폭 보완돼 관객의 눈과 귀를 더욱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뮤지컬 '행진!'은 올해 일본.중국공연 등 해외진출을 준비, 뮤지컬 분야에서도 '한류'가 거세게 일 전망이다.

◆줄거리=
충주고의 밴드 충고보이스 멤버이자 절친한 친구인 성우.강수.정석. 고교밴드 음악발표회를 앞둔 이들은 참가곡 선정을 놓고 티격태격한다. 한편 충주여고 7인조 밴드의 멤버인 길주와 영자는 새로운 보컬로 인희를 영입한다. 성우는 인희의 예사롭지 않은 무대매너와 실력에 반하고, 발표회로 인기가 수직상승한 길주네는 교내 예술제를 기획한다. 성우는 예술제에서 인희를 만날 기대에 마음이 한껏 부풀지만 인희의 마음은 딴 곳을 향하고 있다. 십수년의 세월이 지나고…. 30대에 접어든 그들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란 이름으로 밤무대를 전전하다 결국 고향인 수안보로 향한다. 성우는 그곳에서 우연히 인희를 만나게 되지만…. 현실과 꿈의 괴리에 자조적이 된 강수, 그런 강수를 비웃는 정석, 자신감을 상실한 성우,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과 타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길주와 영자, 인희. 그렇게 고교시절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강수는 수안보를 떠나고 와이키키 브라더스에겐 위기가 닥치는데….

▶ 공연일정 : 3월3일~4월2일(평일 8시/수 오후 3시, 8시/주말 오후 3시, 7시/월 쉼)
▶ 공연장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입장료 : VIP 10만원/R석 8만5000원/S석 6만5000원/A석 4만5000원/B석 3만원
▶ 문의 : 02-314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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