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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개입 盧心논란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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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권에 총선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하나는 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시비다. 이해성 홍보수석, 최도술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참모들이 잇따라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정윤재.최인호 위원장 등 부산지역 친노(親盧) 성향의 민주당 원외위원장들이 이르면 다음주 집단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논평을 통해 "盧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며 "신당 개입 등 총선을 겨냥하는 일체의 정치적 활동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홍사덕(洪思德)총무는 "경제가 엉망인데 청와대에서 궁리하는 게 고작 사전 총선 개입 작업이라니 한심하다"며 "당정분리 원칙을 지키겠다던 말도 허위였음이 판명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구주류도 경계하는 눈치다. 김경천(金敬天)의원은 "결국 개혁신당으로 노무현 신당을 하자는 것 아니냐"며 "노무현 신당은 새로운 지역주의 정당의 변종"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신주류는 청와대 움직임을 신당 불씨 살리기로 이어가려 했다. 장영달(張永達)의원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야 할 정당"이라며 "청와대 참모들이 민주당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변하지 않고 어떻게 들어오라고 할 수 있나"고 신당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이재정(李在禎)의원도 "신당은 여러 방향에서 추진되면 나중에 결국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심(盧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지자 정대철(鄭大哲)대표는 이날 고위당직자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신당 문제에 관여해온 적이 없고,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鄭대표는 "어제(17일)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도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출마 예정자에게 금족령을 내렸다.

유인태(柳寅泰)정무수석은 이날 "원칙적으로 이번 인사에서 지역구 출마자들은 다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며 "청와대에 있으면서 주말에 지역구에 들르거나 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그 같은 행위가 적발되면 본인의 소명을 들은 뒤 청와대에서 내보내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신당 논의의 연장선에서 '여당 분리론'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주에 구주류에 속하는 한화갑(韓和甲)전 대표와 盧대통령의 측근인 조성래(趙誠來) 신당연대 상임대표가 비밀 회동을 하고 '각개약진 후 총선 전.후 연대'문제에 관해 공감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韓전대표는 "민주당을 훼손해가며 싸울 것이 아니라 각기 총선에 매진하다 여건에 따라 총선 전후에 함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했다고 한 관계자가 밝혔다.

趙대표도 이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호남에서 의석을 얻고, 盧대통령의 개혁신당은 영남에서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이른바 '윈-윈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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