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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일손 모자라는 미국, 대졸 초임 5만 달러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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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해 미국 대졸 신입 사원의 연봉이 5만 달러에 육박해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직업 컨설팅 회사인 ‘콘 페리 인터내셔널’은 올해 대학을 졸업한 14만5000명의 초임을 분석한 결과 4만9785달러(약 5620만원)를 기록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물가상승률을 빼고 계산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보다 14% 높은 수준이다. 4월 미국의 실업률이 4.4%로 완전고용 수준을 이어가는 등 미국의 고용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결과로 해석된다.

SW·기술 분야는 6만 달러 넘어서 #문과 계열은 ‘3만 달러 중반’ 찬밥 #지역별 임금은 뉴욕이 가장 높아

콘 페리 인터내셔널은 “장기 급여를 고려하면 올해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소득 계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전미대학생고용인협의회(NACE) 조사에서도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대졸 신입 초임은 2012~13년 4만5000달러 수준에서 2015~16년 5만 달러 선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타임지는 “연구기관에 따라 데이터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졸 초임이 오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여태껏 올해만큼 취업이 잘 됐던 해는 없었다. 여러 구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연착륙을 도왔다”는 뉴욕주 가든시티 아델피대학의 직업서비스센터 책임자의 발언을 전했다.

직종별로는 정보기술(IT) 업종의 호황 속에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취업자들의 임금이 높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 급여는 지난해보다 5% 상승한 6만5232달러를 기록했고, 기술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6만3036달러를 기록했다. 기초 과학 등 연구·개발 직종은 5만8773달러였다.

이에 비해 미국 채용시장에서도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두드러졌다. 회계·구매·마케팅 등 대다수 문과 계열 직종이 전업종 평균보다 10% 가까이 낮았다. 보험계리사만 5만9212달러로 전체 평균 연봉보다 19% 높았다. 고객서비스나 고객불만 심사 등의 직종은 전체 평균보다 20% 이상 낮았다. 그래픽디자이너 등의 임금도 평균보다 10%가량 뒤처졌다.

미국의 전공별 급여차이는 확대되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최근 2014~15년 초임을 토대로 73개 대학 전공의 기대 초임을 분석한 결과 4만5000달러 이상 연봉을 지급하는 전공은 공학계열 20개에 불과했다. 영어 전공자의 초임은 약 3만4000달러, 인류·미술사·법률·교육·환경·외국어·저널리즘·여가·심리학 등도 3만 달러 중반에 못 미쳤다. 다만 미국에서도 졸업과 함게 풀타임 직장을 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가 올해 대졸자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졸업 전에 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아델피대학의 조사에서는 졸업후 풀타임 직장을 구하는 데 평균 6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국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25세 이상의 대졸 신입사원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한 취업자보다 2배 이상의 소득을 올려 미국도 학력에 따른 소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취업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지역별로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이 로스앤젤레스(LA)나 시카고·애틀랜타보다 급여가 높았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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