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40곳 이자도 못 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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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장사가 1백4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상장사 5백11개(결산기 변경 기업 및 금융사 제외)의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개사(3.1%)가 증가한 1백40개사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고 18일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이것이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다.

장사를 해서 이자도 못 갚는 1백40개 상장사들은 전체 조사 대상기업의 27.4%에 달하며 여기에는 적자회사 71개가 포함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상인 회사는 3백71개사로 지난해보다 4.1% 줄었다. 5 이상~10 미만인 기업은 62개, 10 이상인 기업은 1백38개였다.

돈을 빌리지 않아 이자비용이 전혀 없는 회사는 광주신세계백화점.극동전선.남양유업.넥상스코리아.녹십자.라보라.모토닉.신도리코.신세계건설.제일기획.퍼시스.환인제약.LG애드.SBS.SJM 등 15개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체 상장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3.96배로 지난해 상반기(3.35배)보다 개선됐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저금리로 이자비용이 줄면서 수익을 내는 회사들은 이자 부담을 크게 덜고 있는 것이다.

전체 상장사의 올 상반기 중 이자비용은 4조6천3백46억원으로 지난해(5조8천2백93억원)보다 1조1천9백47억원 줄어들었다. 1개 상장사 당 평균 이자비용도 같은 기간 1백14억원에서 90억원대로 떨어졌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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