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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우리도 뽑았다 대통령!”…19대 대선 모의투표 현장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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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평·이주은

투표는 민주주의 시민의 권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은 나이제한으로 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을 위한 모의투표가 열렸다.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운동본부'가 주최하고 한국YMCA전국연맹 등이 주관한 모의투표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 나만 안되는 선거! 투표권을 줄게!'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 YMCA 전국연맹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9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서울 등 전국 30곳에서 모의 대선을 치렀다. 대구 2ㆍ28기념 중앙공원에서 청소년들이 YMCA 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모의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한국 YMCA 전국연맹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9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서울 등 전국 30곳에서 모의 대선을 치렀다. 대구 2ㆍ28기념 중앙공원에서 청소년들이 YMCA 봉사자의 안내를 받아 모의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한국YMCA전국연맹은 제19대 대선 본 투표가 열렸던 9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이 총 5만1715표 중 2만245표를 얻어 39.1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36.02%), 3위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10.87%)였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9.35%)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91%)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이번 모의투표는 5월 4~5일 온라인 사전투표와 5월 9일 전국 30여개 투표소에서의 오프라인 투표 및 온라인 투표(www.18vote.net)를 통해 진행되었다. 그 중 충남 논산시의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첫 청소년 대선을 체험한 중·고등학생 12명과 모의투표를 추진한 논산YMCA실무자 유경희 간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먼저, 모의투표에 참여한 중학생 6명과 고등학생 6명에게 참여 계기를 물었다. 그 결과, 친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는 응답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투표 당일 길거리 홍보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는 대답이 4명이었다. 그 외에 단순 호기심(1명)으로 참여했다는 응답, 기타(1명) 응답도 있었다.

또 모의투표 후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는지 묻자 "나도 대통령을 뽑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다", "청소년이 말할 기회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좀 더 사회에 관심이 많아졌다" 등의 대답이 돌아왔다.

향후 투표권이 생기면 투표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5명, 그렇다 7명으로 응답자 모두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번 모의투표에 대한 평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과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한 지적이 함께 나왔다. 양수정(15·쎈뽈여중)양은 "청소년도 투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점은 좋았지만, 여전히 참여 기회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우현(13·논산중)군 역시 "청소년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점이 좋았다"면서도 "조금은 허술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경호(16·논산고)군은 "홍보가 부족했고, 탄핵으로 인한 조기 선거와 중간고사 등으로 인해 진행이 급박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김민태(17·강경고)군과 강기현(16·논산여고)양은 "청소년 대선, 모의투표라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한 체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들의 참정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양수정양은 "만 14세부터 투표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어른들만이 아닌 청소년들의 의견도 들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우연군도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활동을 좀 더 확대하고, 많은 청소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첫 투표를 체험한 청소년들은 비슷한 듯 다른 자신들의 다양한 생각을 거짓없이 말해주었다. 호기심에 시작한 투표가 사회를 향한 관심으로 바뀔 것 같다는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이번 모의투표를 위해 YMCA연맹의 실무자들은 청소년들과 함께 행사 진행에 나서주었다. 논산의 YMCA실무자인 유경희 간사가 기꺼이 인터뷰에 응했다.

모의투표를 홍보하는 논산YMCA 유경희 간사.

모의투표를 홍보하는 논산YMCA 유경희 간사.

-모의투표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만 18세의 청소년들은 경제적 자립, 결혼, 면허증 취득 등의 권리는 있는데 투표권만 부여되지 않았어요. OECD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만 19세 투표권을 부여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죠. 특히 교육에 있어서 청소년은 결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없어요. 교육의 수혜를 입고, 그 주체가 되는 것이 청소년인데도 불구한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시민으로서의 권리인 참정권이 없기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 국회에 만 18세 청소년 참정권 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되지 않다보니 청소년을 사랑하는 YMCA실무자들이 모여 '2018년 지방선거도 있으니 모의투표를 통해 청소년의 참여율과 참정권을 갈망하는 욕구를 보여주는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면 통과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추진하게 되었어요. 이번 모의투표를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청소년 모의투표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앞에서 말한대로 만 18세 청소년의 참정권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모의투표에 대한 계획 수립과 홍보 활동에 들어갔어요. 이번 모의투표의 법적 문제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조율을 마치고 나서 본격적인 투표 준비에 나섰죠."

-본 활동을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힘들었다기보다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고 중간고사 등으로 홍보가 부족해서 불안감이 컸어요. 그러나 논산의 경우 당일에 청소년 친구들이 열심히 뛰어주어서 321명 참여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다른 지역도 청소년 YMCA 친구들이 노력해줘서 힘든 것 보단 보람이 더욱 큰 것 같아요.”

-만 18세 투표권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청소년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청소년이 보호의 대상이긴 하지만 보호만 받아야 하는 대상, 어린 아이로만 보는 시선은 불편해요. 충분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자기 주장을 펼 수 있는 나이이고, 자기가 결정지어서 뭔가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기성 세대들은 왜 그것을 인정해 주지 않는지 저로서는 답답할 뿐이에요. 청소년도 자치할 수 있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내가 가진 청소년에 대한 믿음 내지 신념이기도 하고요. 저는 분명히 청소년들이 그런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또 그런 잠재력을 펼쳐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은 분명히 기성 세대 못지않게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역할을 가진 시민이라고 생각해요. 권리를 찾기 위한 청소년의 모습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고, 곧 긍정적인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글=김태평(강경상고 2)·이주은(연무고 2), 사진=김태평(강경상고 2) TONG청소년기자 연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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