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불법 보조금 대란, 징검다리 연휴 이후 '숨 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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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연휴 초반 기승을 부린 갤럭시S8 불법 보조금 사태가 연휴 막바지에 이르러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이동통신 3사에 과열 경쟁 방지를 당부한 방송통신위원회가 연휴 이후엔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그러나 여전히 불법 보조금을 기대하는 대기 고객이 많아 불씨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4일 방통위 시장 지도 후 진정 국면…대기 수요 있어 불씨는 남아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석가탄신일인 3일 번호이동 고객은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을 훌쩍 넘긴 2만8200건에 달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개입이 전해지면서 번호이동은 5일 1만500건, 6일 1만2800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벤트가 많은 5월에는 번호이동 고객 수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수치가 2만8200건에 달한 것은 갤럭시·아이폰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첫날을 빼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불법 보조금 '우범 지대'로 꼽힌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 유통점들도 일단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전산 기록에 남지 않는 현금 거래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금완납'을 기피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현금완납은 고객이 단말기 출고가에서 유통점 보조금을 뺀 금액을 현금으로 한꺼번에 내는 거래다. 이런 방식으로 한때 출고가 93만5000원인 갤럭시S8 64GB 제품이 18만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있었다. 전산상으로는 법적 지원금 한도 안에서 단말기를 산 것처럼 기록되지만, 유통점이 7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갤럭시S8 보조금도 연휴를 지나는 사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오후부터 3일까지 50만~60만원까지 치솟았던 갤럭시S8 불법 보조금은 이날 현재 30만~40만원 대로 줄었다. 갤럭시S8 64GB 실구매가도 한때 18만원까지 내렸다가 4일 이후 30만~40만원 대로 올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연휴 기간 시장 혼란을 주도한 이통사는 방통위로부터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휴 초반 수준의 보조금 대란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커뮤니티 '뽐뿌' 등을 중심으로 'ㅅㅋㅂㅇ(SK텔레콤 번호이동)', '좌표(불법 보조금 지급 유통점 위치)' 등 음어(암호 등이 포함된 말)를 사용한 불법 보조금 관련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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